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동안 ‘대북 4억달러 지원설’로 묻혀있던 ‘병풍(兵風)’을 놓고 30일 다시 공방을 재개했다.
특히 ‘김대업 테이프가 조작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 병풍에 대해 언급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검찰이 조작된 테이프를 사실인양 공개했었는데 이제 무슨 말로 변명을 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검찰은 사죄하고 빨리 이 사건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대업은 지난 8월 30일 원본이라고 주장하며 보이스펜에서 직접 옮긴 테이프라고 했다”면서 “원본을 제출했다고 해놓고 조작이 드러나자 복사본이라고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병풍’은 이 후보 죽이기에 공작정치 전문가인 민주당 천용택 의원, 정치검찰 박영관, 파렴치 사기꾼 김대업 등 3자가 공모한 것”이라며 “이들 3자를 구속,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와 장남 정연씨의 검찰 자진출두를 촉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김대업 테이프 조작’보도와 관련, “김대업씨 녹음테이프의 제작 연도가 2001년이라는게 조작 증거인지는 지극히 회의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부 언론보도에서 99년 녹음됐다는 테이프의 제작 연도가 2001년인 점을 들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확인해본 결과 ‘김대업 테이프’는 먼저 제출된 것(1차)과 나중에 제출된 것(2차) 등 2개로, 이 가운데 1차 테이프가 99년에 만들어진 것은 검찰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다만 2차 테이프 자체가 2001년 생산됐다고 하는 것은 맞는 것 같으며 목소리를 옮긴 시점도 검찰 제출 직전이라고 하나, 그 내용은 1차 테이프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병역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네고 부도덕한 방법으로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인옥씨와 정연씨가 검찰에 자진출두해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