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루사’로 컨테이너생활 이재민들‘고통의 나날’

‘깡통집’(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올 겨울을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뼛속까지 시립니다’
제15호 태풍 `루사’로 집을 잃고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들은 겨울을 날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벌써부터 5㎝내외의 얇은 컨테이너 벽으로 새어 드는 냉기에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혹한기가 오기전에 컨테이너 생활을 면하고 싶지만 수해로 집터마저 떠내려 가 버려 당분간 컨테이너 생활을 면할 방도가 없기 때문.
중앙의 복구지침은 월동기 이전인 오는 11월말까지 전파 또는 더 이상 기거가 어려운 주택에 대해 신축을 완료하라고 독려하고 있으나 앞으로 두달안에 주택복구를 마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측량이 늦어지는데다 복구비는 융자로 채워야 하는 등 막막한 상태다.
특히 융자를 받더라도 금융권에서 담보를 요구할 경우 주택이 전파되거나 농경지가 유실된 수재민들은 담보물건 조차 확보할 수 없는 형편이고 융자를 받더라도 2년내에 갚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 엄두를 못내고 있다.
정부가 주택 재건축비로 3천240만원(융자 1천944만원, 보조 1천296만원)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는 본인 돈으로 집을 지은 뒤 등기를 마쳐야 받을 수 있다.
이때문에 김천지역은 주택이 완전 파손 또는 침수된 수재민 317가구중 148가구가 컨테이너에서 생활중인데 이중 그나마 사정이 나은 160가구만 재건축을 희망했을 뿐 나머지는 대부분 주택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이마저 포기했다.
김천시는 대출금과 보조금 등 가구당 모두 3천240만원을 들여 연말까지 재건축을 희망한 160가구를 신축하고, 일부 파손된 주택 194채는 이달말까지 보수할 방침이지만 벌써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 공기내에 집을 지을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환백(김천시 구성면)씨는 “집집마다 수천만원의 농협 빚이 있는데 또다시 빚을 내 집을 지으라는 것은 결국 재건축을 포기하라는 거나 다름 없으며 재건축비 3천200여만원으로는 콘크리트 주택을 지을 수가 없다”며 “적잖은 이재민이 겨울 전 재건축을 못해 추위에 떨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주택복구지원팀을 편성해 도내 김천, 상주, 울진 등의 일부 파손주택 274채를 이달 말까지, 완전 파손주택 579채를 올 연말까지 각각 보수·신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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