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발휘 볼링 5인조마저 제패

“선수가 아프다는 게 뭐 자랑인가요? 이번엔 아빠 때문인데 제발 ‘오프더레코드(비보도요청)’로 해주세요·” 7일 5인조전마저 제패해 볼링 3관왕에 오른 김수경(25·천안시청)이 남몰래 신체적 고통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김수경은 지난 4일 2인조 경기 도중 오른쪽 약지의 굳은 살이 찢어진 데 이어 이틀 전 3인조전 때엔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엄습해 ‘이중고’에 시달렸다.
볼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인 손가락과 볼에 회전을 주는 어깨는 볼링 선수에게는‘생명선’과도 같은 곳· 그가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에 부상을 입은 사실은 7일 5인조 경기 도중 스탠드뒤에서 한국선수단 팀 닥터가 김수경의 어깨에 통증완화용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주위에 알려졌다.
김수경은 고통을 참고 볼을 뿌릴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몸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모든 선수의 수치”라며 오히려 부끄러워했다.
김수경이 부상에 민감한 것은 자기관리에 엄격한 아버지 때문· 전 볼링대표팀 감독으로 외동딸 김수경을 볼링에 입문시킨 아버지 김갑득(54)씨는 “선수가 아프다는 것은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얘기”라며 “릴리스 감각이 좀 둔해져 딸에게 물어보니 아프다고 하길래 혼쭐을 냈다”고 말했다.
김수경은 “대구여중 2학년 때 볼링을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는 레인에서 만큼은 나를 딸이 아닌 제자로서 혹독하게 대했다”고 회고하고 “컨디션 조절 등 항상 철저한 자기관리를 강조하는 아버지 잔소리 때문인지 그동안 부상은 거의 없었고 실제 있었어도 이를 감췄다”고 말했다.
부상을 딛고 3관왕을 차지한 김수경은 코칭스태프의 결단에 따라 8일 국가당 2명씩 출전할 수 있는 마스터스 경기에 나서 4관왕을 노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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