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넬슨 보고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0일 백악관 방문 중에 벌어진 '대만 국가' 발언과 파룬궁 수련자의 연설 방해 등 잇단 외교 실책에 분노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방문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의 해임설과 저우원중(周文重) 주미 중국대사의 문책설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 정가 소식지인 넬슨 보고서가 5일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소식통들을 인용, 후 주석과 고위 보좌관들은 후 주석 환영식장에서 미국측 아나운서가 중국을 'People's Republic of China'(중화인민공화국)로 소개했어야 함에도 대만의 명칭인 'Republic of China'(중화민국)로 부른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다분히 고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측은 파룬궁 수련자가 백악관측 보안 절차를 거쳐 버젓이 백악관에 들어간 점과 이 수련자의 연설 방해 소동을 즉각 제지하도록 비밀 경호팀에 요청했으나, "워싱턴 경찰 소관"이라는 말만 한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동이 3분여간 진행된 점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측은 후 주석이 잠을 자야 하는 밤 11시 이후에는 반 중국 시위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음에도 라파예트 공원에서 11시 너머 까지 시위가 계속돼 이에 항의했으나 비밀 경호대측은 역시 "워싱턴 경찰 관할"이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중국측이 워싱턴 경찰에 항의하자, 경찰측은 초과 근무 수당을 놓고 백악관과 오래 논란이 계속돼 왔으며,자신들의 책임은 밤 10시면 끝난다고 답했다는 것.

중국측은 미국측이 예포 21발과 환영식 등 후 주석에게 마치 국빈 방문과 같은 대우를 했음에도 지난해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미국 방문 당시 인도 국기가 도처에 나부꼈으나 이번에 중국 국기가 전혀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백악관이 여러가지 상징적인 방법으로 후 주석의 방문을 깎아내렸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국무부 통역에서는 중국측 기피 인물을 국무부가 그대로 썼으며, 그 결과 서투른 통역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잇단 실책을 음모로 보고 있는 중국측 시각은 이란,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미국으로 볼 때는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으나, 중국이 지난 18개월 동안 국빈 방문을 희망해왔으나 결국 요구가 무시된데다,일련의 실책까지 벌어진 점은 제아무리 개방적인 중국인도 백악관의 의도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이번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이 매끄럽지 못해 저우원중 주미 중국 대사가 위기에 처했으며, 리 외교부장의 경우 미국측이 주장한 크로퍼드 목장으로의 '실무 방문' 보다는 비록 '국빈 방문'은 아니더라도 백악관 방문을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후 주석에게 촉구해왔기 때문에 잘못된 충고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 내정자인 데니스 와일더가 여전히 정식 발령이 나지 않는 것을 연설 방해 사태를 막지 못한 참석자 사전 조회 작업에 대한 책임론과 결부짓는 시각도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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