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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종영한 MBC의 월화드라마 “현정아 사랑해”는 잔잔하지만 깨소금 맛이 있고 상큼한 느낌과 건전한 의미를 불러일으킨 수작이다.
비록 시청률은 저조했지만(평균 9.5%.TNS 미디어코리아) 그래도 신선한 맛을 가져다 주었다. 기본적인 틀은 진부하다. 외국물 먹은 재벌 2세와 평범한 처녀와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정이를 만나 인생의 새로운 느낌을 맛본 재벌 2세 남자주인공 범수(감우성분)와 범수를 만나 가진 자의 편견을 버린 여자주인공 현정(김민선분)이 자신의 힘으로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아버지 재벌은 후손에게 기업과 재산을 물려줄려고 하지만 끝내 아들은 끝내 거절하고 맨손으로 돌아가 세상을 살아간다.
다소 현실과 벗어나는 이상적인 면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호소하고자하는 의미를 깊게 담고 있다.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마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 상대방을 헐뜻는 구도인데 비해 이 드라마는 간단하면서도 통쾌하고 시원하다.
현정으로 분한 김민선의 깨물어주고 싶은 귀여움과 애교, 유쾌하고 당당한 말과 행동, 건전한 사고는 드라마를 보는 이에게 싱그러운 맛을 가져다 주었다.
김민선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너무나 맛깔스럽다.
늘 드라마의 마무리는 사필귀정과 화해로 끝나지만 이 드라마의 마무리는 결국 자신들의 결심대로 완고한 아버지를 설득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해피 앤딩을 좋아하니까 재벌 2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본적인 구도를 벗어나질 못할 것이란 기대를 PD들이 배신했다. 사랑은 모든 고난과 명예를 이겨낸다는 고답적이고 상투적인 범주를 벗어나질 못했지만 돈과 권력을 포기한 이들의 건강한 이야기는 보는 이 모두가 흐뭇했을 것이다.
극적인 반전과 화려함, 정점과 하한의 곡선이 크지않은 드라마이지만 전달해주는 내용은 그런 드라마를 능가하고 남는다.
아울러 시청자들은 굳이 초특급 스타들이 없어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내용만 좋으면 모두가 박수를 보낸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김긍연(미디어포럼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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