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제주도에서 개최된 관광자원개발을 위한 시장·군수 세미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한 유익한 시간이었다.
전남 함평군의 허허벌판 위에 아이디어 하나로 4년째 개최하고 있는 나비축제를 문화관광부 10대 축제의 하나로 뿌리내리게 한 이석형 군수의 아이디어나, 현재 열두 개나 되는 골프장을 내년까지 스무 개소로 늘려서 연간200억원의 군세입을 올리겠다며 자신에 찬 표정을 짓고있는 여주군수의 모습에서, 관광수입을 통한 지역 소득증대에 단체장들이 저마다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쏟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할 수가 있었다.
우리 포항도 이제부터는 정말 관광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이미 21세기 포항발전을 위한 4대 엔진사업의 하나로 ‘관광문화도시’ 로의 웅비를 천명한 바 있다. 포항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여건과 여러가지 인적, 물적자원 등의 사회적 인프라는 ‘관광포항’으로 웅비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포항관내에는 104㎞에 달하는 그림 같은 해안선이 펼쳐져 있다. 바위위로 흰 파도가 부서지고 그 위에 갈매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고기잡이 배가 지나가는 모습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이 될 것이며, 바다를 접할 기회가 적은 내륙지방의 도회인들을 매료하기에 충분한 절경이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호미곶과 연오랑 세오녀의 신비스런 설화, 그리고 국내 유일의 국립 등대박물관도 좋은 관광자원이다.
여기에 2~3년 내에 완공될 예정인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는 대구를 중심으로 한 생활권역을 40분대로 포항에 성큼 다가오게 만들 것이다.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포항-동해간 동해중부선 등 포항을 중심으로 T자형으로 사통팔달 뚫리게 될 교통망은 관광의 가장 기본요소인 접근성 문제를 크게 해소시켜 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는 관광산업의 경쟁에서 우리시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바로 차별화·개별화된 관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장에 가니까 거름 지고 장에 간다’는 식이 아닌 우리 지역만이 지닌 특성과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이렇게 생각해본다면‘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호미곶 해맞이와 등대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해양관광 뿐만 아니라, 꿈의 광원을 생산하는 첨단 과학시설인 방사광가속기, 철의 제련과 생산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스코, 한국 최고의 과학인재의 요람인 포항공대도 ‘과학관광’이라는 멋진 테마를 이루는 현장이 될 것이고 해병사단을 활용한 해병축제도 좋은 상품이자 볼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죽도시장과 구룡포를 비롯한 해안 각지의 회센타와 과메기축제는 먹거리의 즐거움을 충분히 제공해 줄 것이고, 시사이드 골프장, 테마파크, 연안해상관광개발 등을 통한 즐길거리까지 마련이 되면 관광의 3박자인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모두 제대로의 구색을 갖추게 될 것이다.
주5일 근무제의 확대로 국민들의 건강한 여가선용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머지 않은 장래에 대구권, 경주권, 울산권의 천만 관광수요를 포항에서 수용한다는 원대한 꿈을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머무는 관광을 위해 민박, 콘도미니엄, 호텔 등 숙박시설의 확충도 시급하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감이 저절로 입안에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이 모든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적인 공감대와 의지 위에서 철저한 계획과 연구, 그리고 그에 따른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지금부터 발빠르게 준비하고 서둘러야 할때이다. 우리가 소망하는 21세기 문화관광도시로의 웅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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