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일 한기숙갤러리 ‘정명화·함젬마 2인전’

‘정명화·한젬마 2인전’이 대구 중구 동인 2가 한기숙갤러리에서 열린다.
12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정명화씨와 미술전문 MC이자 저서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한젬마씨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명화씨는 시적인 회화경향을 보여주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여러번의 지난 전시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녀적인 감성의 이야기가 담긴 화폭을 보여준다.
‘푸른 비…노란 배경 속 그녀’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면 가슴에 붉은 하트무늬가 그려진 원피스 차림의 소녀가 골격만 남은 빈 의자와 빗줄기를 사이에 두고 단순한 형태로 그려져 있다. 사랑의 갈구나, 기다림을 표현한 듯이 보이는 순진무구한 감성의 세계로 보여진다. 그의 그림에는 그림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는 이야기들을 아예 글로 써넣고 있다. ‘우울한 소녀의 뒷모습’이라는 내용의 글을 영문으로 써넣고 있다.
그는 원근법이나 사물의 실재적인 묘사, 인체비례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어른스레 세련된 기교나 치장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그린다.
한마디로 그의 그림은 소녀가 꾸는 꿈의 만화경(萬華鏡)같은 것이다.
한젬마는 ‘관계’라는 일관된 주제를 갖고 작품을 생산한다. ‘관계’는 단어 자체가 의미하듯 주관적이지 않고, 일방적이지 않으며 서로 소통하고 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캔버스 두개가 걸려 있고 하나는 빈 캔버스, 그리고 다른 하나에는 녹쓴 철골같은 사람의 뼈대가 가득하게 새겨져 있는 캔버스를 전기코드로 연결하고 있다.
그는 분석적이고 대립적 사고의 틀을 가진 서구의 사유세계와 다른 대안적 사유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를 그의 명제 ‘관계’ 대신 ‘동양적 연결주의’로 표현하면 좀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젬마는 한 개인은 사회 질서 속에 상하와 좌우로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상황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녀가 대중매체를 통해 좀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젬마는 1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전시장에서 ‘한젬마와 함께하는 그림이야기’강연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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