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제조·건설·유통 등 대부분 침체예상
포항-철강업 부진·구미-수출 여건 악화


새해에는 새 대통령, 새 정부가 희망찬 출발을 하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을 밝지 못하다.
IMF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지역경제와 나라경제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대구와 경북권의 새해 경기전망을 분석해 보고 경기회복을 위한 지역민들의 바람을 담아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 대구·경북 기상도
하반기부터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 및 자금사정이 나빠지고 있으며, 이 같은 악화 추세는 2003년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역내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제조업업황 BSI(기업실사지수)는 87로 전분기(93)에 비해 소폭 하락 해, 지역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전분기보다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4분기 지역 기업들의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89로, 전분기(107)보다 크게 하락한 것은 물론이고 기준치(100)마저 밑돌았다. 신년들어서도 경기가 계속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금사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역내 1·4분기 자금사정전망 BSI도 전분기 전망치(99)보다 하락한 85로 나타나 향후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는 역내 기업들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 대구지역
2003년 1·4분기 대구지역 경기는 일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지역 5인이상 2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3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81, 건설업 85, 유통업 54 등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대부분이 100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4분기부터 3분기 연속 100을 상회했던 제조, 건설, 유통업 등의 BSI가 큰 폭으로 하락, 지역 실물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은 실물경기 침체 원인으로 △대내외 불안요인 증폭 △민간소비 둔화 △정부의 소비자금융 억제책 △원·달러 환율하락 △금융자산 가격하락 등을 꼽았는데 최근의 급격한 소비둔화 현상은 소비도시인 대구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선이후 정치적 불안요인 제거, 미국경제 지표 소폭 회복세, 4·4분기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등은 1·4분기 지역경기 호전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업체들은 전망했다.
제조업종별 경기전망 BSI는 섬유 및 의복제조업 78, 조립금속 및 기계, 장비제조업 84, 식음료제품 67, 1차 금속산업 70, 비금속광물제품 85, 자동차부품 제조업 88, 섬유기계 제조업 78 등으로 대다수 업종이 침체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수주가 큰 폭으로 늘었던 대구지역 건설업도 내년도 BSI가 85로 나타나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된다.

▤ 경북 동해안지역
각종 경제지표의 악화로 지역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지역의 신년 상반기 경기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돼 지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2·4분기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경기회복세가 구체화 되다가 다시 연말로 가까워지면서 다시 경기가 둔화세로 변화하자 지역 기업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포항상의가 최근 지역내 상시종업원수 20인 이상업체 80곳을 대상으로 내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지역내 제조업의 기업경기전망지수(BSI·기준치 100)는 9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BSI 71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지만 2분기의 113, 3분기의 105, 4분기의 116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지역경제현장에서 경기를 피부로 실감하고 있는 기업인들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1·4분기 경제가 지난 4·4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9%에 불과하고 27%가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나머지 54%는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종별 BSI 에서는 우려를 더 해준다.
포항지역의 절대적 특화산업인 철강산업의 1·4분기 BSI 는 고작 89로 지난 2·4분기 120, 3·4분기 100, 4·4분기 133까지 부풀었던 경기회복 기대심리도 크게 곤두박질 쳤다.
이는 미국과 EU,중국 등의 세이프가드조치로 인한 수출부진, 환율변동, 채산성악화 등의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국내 건설경기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지역 기업체들의 경영애로요인으로는 수요감소가 44%로 가장 높았고 경쟁심화 25%, 판매가격 하락 16%, 재고과다 6%, 기타 9% 등의 순이었다.

▤ 구미지역
구미공단은 지난해 28조5천500억원어치를 생산, 이중 18조700억원(약 139억달러)을 수출했다. 전국 수출물량의 9.2%, 경북 전체수출물량의 85%에 해당한다. 또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58.9%를 차지했다. 사실상 우리나라 경제를 구미공단이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겉으로 보기엔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주력업종인 전기전자 및 무선통신기기의 고품질화 전략성공과 정보통신사업의 동남아 시장 확대로 지난해 11월말에 이미 수출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을 정도로
국내경기의 불황조짐에서도 ‘무풍지대’로 불릴 정도로 경기가 좋았다.
특히 전기전자는 오리온전기의 파업과 반도체 등의 수요부진에도 불구하고 구미공단의 최대 생산품목인 휴대폰과 정보통신기기 및 영상가전의 지속적인 수출수요 증가로 호조세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구미지역 제조업체들의 올해 기업경기도 내수부진과 대내외 여건 및 자금사정의 악화 등으로 기업경영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미 상공회의소가 역내 11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4분기 기업경기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4·4분기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환율불안과 미국경제 침체등으로 당초 전망치인 102.8을 휠씬 밑도는 77.1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분기 대비해 전자제조업이 58.8, 섬유 제조업이 91.7, 기타 제조업이 57.6으로 나타나 경기의 호조세가 지속돼 왔던 전자제조업을 비롯, 전업종에서 하락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1·4분기 중 항목별 경기동향은 생산설비와 가동율 및 생산량 감소, 내수 및 수출부진, 제품제고 증가, 설비투자 및 고용감소, 자금사정의 악화 등 전 조사항목에서 기준치를 밑돌아 경영애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구미공단의 미래와 관련 지역 상공인들은 구미공단의 재도약을 위해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제4단지 조성사업과 구미 테크노폴리스 건설의 성패에 의해 죄우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이 또한 구미시의 장래와 직결된다고 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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