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종씨, 일말의 기대감 갖고 서울대 NT 버리지 못해"
들통 우려해 작업대 제외한 실험실 조명 모두 끄기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22일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6개의 DNA를 검사한 결과 미즈메디 병원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확인됐다며 김선종 연구원과 성명불상자를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원래 줄기세포가 존재했는데 김 연구원과 누군가가 바꿔치기를 했다는 게 황 전 교수의 주장이었다.

이후 줄기세포 바꿔치기 논란이 시작됐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된 것도 '바꿔치기'라는 용어의 영향이 컸다.

바꿔치기를 한 사람이 있다면 실제 줄기세포가 있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단순히 섞어심기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비록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할지라도 혹시 서울대 배반포 내부세포괴(ICM)가 콜로니로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ICM을 버리지 않고 미즈메디 병원에서 가져간 배지에 계대배양했다"고 밝혔다.

김선종 연구원은 서울대 배반포가 생명력이 약해 잘 자라지 못하지만, 혹시 미즈메디 병원 수정란 줄기세포와 섞이면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해 섞어심기를 했다는 것이다.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클럼프만 남기고 서울대 배반포 내부세포괴를 버렸다면 바꿔치기 논란의 여진이 계속됐을 수도 있었으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연구원은 영양세포 배양접시에 줄기세포용 배지를 담은 뒤 수정란 줄기세포 클럼프를 띄워 올 때 서울대 연구원들에게 발각될 것을 우려해 "조명이 밝으면 세포에 좋지 않다"며 작업대 조명을 제외한 실험실 조명을 모두 끄고 실험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바꿔치기'란 말은 결국 실험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줄기세포의 존재를 믿었던 황 전 교수의 허상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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