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조차 없어 휴대폰으로 연락

지하철방화 참사 당시 경찰이 지하철을 순찰하는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사고대처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하철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97년부터 지하철 1호선 전역을 순찰하는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신기역과 교대, 대구, 상인역 모두 4곳의 역에 경찰 2명과 의경 4∼5명이 배치, 2교대로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전동차 탑승과 역구내 순찰 등의 지하철 범죄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대와 대구역 출장소가 중앙로역을 중복 순찰하도록 돼있음에도 불구, 참사 당일 이곳 경찰관들은 2시간에 가까운 식사와 조회 때문에 순찰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역 출장소 소속 한 경찰관은 “당일 8시부터 9시까지 아침식사를 한 뒤 9시부터 10시까지 복장점검과 조회를 하느라 담당경찰 모두가 현장 순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대구역 출장소 의경들은 순찰을 위해 1080호 전동차를 타려고 했으나 출장소에서 늦게 나와 사고 전동차를 타지 못했고 사고 발생 사실도 지하철 공사를 통해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교대역 출장소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조회와 식사로 단 한 명도 순찰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들 출장소 경찰관들은 서로 연락할 수 있는 통신기기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개인 휴대폰으로 연락하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하철 순찰기능이 엉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지하철 출장소가 설치되던 때와 같은 97년 11월에 ‘지하철 수사대’를 편성했으나 지하철 범죄율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99년 12월 해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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