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학습비·학생간식비 명목
한명당 연 10만원~300만원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손벌리기가 끝이 없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자율학습비, 학생간식비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 회장과 부회장들이 연간 30만~100만원, 많을 경우 연간 200만원 정도의 갹출이 일상적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대구시내 상당수의 초등학교는 지난 어린이날에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학생들은 모두 학교에서 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학부모 회장단들이 돈을 내고 학교가 생색을 낸 것이다.
대구시 남구 모초등학교의 부회장인 한 학부모는 “지난 4월에도 학부모 회장이 10만원을 내라고 해서 냈는데 이번에 또 냈다”며 “도대체 학교는 예산이 하나도 없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찬조금은 ‘학교발전기금’으로 처리되지 않아 영수증도 없다. 특히 기부금도 아니어서 연말정산시 혜택도 받지 못한다.
최근 구미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학교운영위에 참석하게 된 한 학부모가 모사이트에 올린 글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실명으로 글을 올린 이 운영위원은 “지난 달 행정실로 찾아가 앨범 공개입찰 내용, 올해 학부모 체육대회 등과 올해 예산을 보려고 했으나 거부당했다”며 고발을 했다.
지난 1일 모 중학교의 한 학부모는 대구시교육청에 “학년 대표 30만원, 반대표 10만원, 감사 10만원을 냈는데 아직도 회비가 있어야지 운영이 되는지 궁금하다”는 내용을 물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의 한 관계자가 “학부모회비의 쓰임새는 학교교육의 일환인 종합예술제, 교내체육대회, 전국 소년 체전 야구부 훈련, 수학여행, 야영수련활동, 졸업여행, 개교기념일등의 행사에 음료수및 간식제공, 졸업식 및 입학식, 동창회 체육대회에 화환증정, 도서실 확충으로 도서기증, 학부모 모임시 다과 준비등에 쓰여진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변해 오히려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를 위해 낸 돈을 투명하게 쓸 수 있는 발전기금 제도가 있는데도 불법 찬조금을 거두는 것에 대해 교육청이 이따위 답을 하다니...”라며 “학교 행사에 쓸 돈이 없어서 학부모들이 돈을 거둬서 내야 하는가. 도서 확충을 불법 찬조금으로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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