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으로 고민하던 20대 여성이 군에서 외박 나온 남자 친구와 함께 여관에서 극약을 마시고 숨진채 발견됐다.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31일 오후 4시10분께 경주시 양남면 수렴리 B모텔 객실에서 육군 00부대 민모(24·부산시 동구 수성동)이병과 정모(여·24·부산시 영도구 동산동)씨가 숨져있는 것을 모텔 주인 박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씨가 작성한 유서와 주변에 극약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 1억원에 달하는 카드빚에 시달리던 정씨가 연인인 민이병과 함께 고민끝에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가족에게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힌 것을 자책하고, 남자 친구 민모 이병이 뜻하지 않게 탈영병으로 처리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해 하는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20대 초반의 여성인 정씨가 1억원에 달하는 카드빚을 지게 된 것은 모 다단계 회사에 근무하면서부터.
이때부터 부모로부터 돈을 끌어다 쓴 정씨는 정상적으로는 도저히 빌린 돈을 되갚지 못하자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정씨는 부산지역 2개 경찰서로부터 약 6천900만원의 신용카드 사기혐의로 기소중지 돼 있었으며, 검찰로부터 카드사기로 약식 기소당해 29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정씨의 남자친구인 민 이병은 지난 15일 여자친구의 임신중절을 위해 군에서 3박4일간의 외박을 허락받았으나 귀대일인 18일을 넘겨 탈영병으로 처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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