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카드발급과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34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카드빚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비관, 자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카드발급규제 강화, 개인워크아웃제도 도입 등 정부적 차원의 제도도 마련되고 있지만 카드빚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끊이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경주시 양남면 B모텔에서 육군 모부대소속 민모이병(25)과 애인 정모씨(여·25)가 독극물을 마시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조사결과 숨진 정씨는 다단계회사에 다니면서 자신의 부모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한 뒤 1억원가량의 빚을 져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빚이 늘어나자 부모로부터 돈을 빌려 막았지만 결국 1억원에 달하는 카드빚을 지게돼 부산지역 2개 경찰서에 신용카드사기혐의로 기소중지된 것은 물론 검찰로부터도 카드사기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정모씨(36)가 부인이 진 카드빚 1억원을 갚지못해 고민하다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같은 달 15일에는 카드빚에 시달리는 친구를 돕는다며 자신의 누나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는 등 카드빚이 자살사건은 물론 각종 강력사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현재 신용불량자는 모두 340만명.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업실패로 인한 중·장년층 신용불량자가 급증한 데 이어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발급에 따른 청소년층 신용불량자 급증이 주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신용회복지원을 위해 개인워크아웃제 적격요건을 완화한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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