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운행” 자의 해석

대구 열차사고는 의사소통 부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가던 화물차 기관사와 운행을 지시하던 고모역 무선사 간에 ‘정상운행’이라는 말을 두고 서로 정확하게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당일 고모-경산 구간은 철로 신호등 간격 조정 등 2개의 공사가 진행, 열차 운행은 기존 자동폐색식(철로 옆에 설치된 신호기를 보고 기관사가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 아닌 통신식(인근 역의 무선 지령에 따라 운행)을 따라야 한다.
오전 7시 고모역에 도착한 2661호 화물차는 대기 중 고모역 무선사 정승진씨(30)로부터 무선통신을 통해 “정상운행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에 기관사 최씨는 “정상 운행인데 신호를 무시하란 말입니까?”라고 묻게 되나 정씨는 이를 보충하는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화물차는 오전 7시 2분 고모역을 지나 사고발생지점까지 오작동된 3개의 신호기에 따라 서행과 정지를 반복하다 정차 상태 중 뒤따라오던 무궁화호 열차와 충돌한다.
사고 후 경찰조사에서 정씨는 “‘정상운행’이라고 지시한 것은 고모-경산 구간이 신호기 공사로 신호기를 무시하고 운행하라는 뜻이었다”고 진술했으나 기관사 최씨는 “정상운행하라는 말이 통신식이 아닌 기존 신호식을 따르라는 뜻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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