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IMF를 기점으로 직원 수를 줄인 반면에 보험과 택배 등 기타 사업은 확장함에 따라 업무가 가중되면서 직원들이 본업인 우편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신노조 대구·경북 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은 IMF때 정규직 직원을 내보내고 일부 빈자리에 산업 연수제 등의 방식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전체 직원 가운데 25%인 3천200명이 비정규직으로 IMF 당시 일을 그만둔 근로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규직 축소라는 불안정한 근무 환경 속에 보험과 지역 특산품 판매 등 기타 사업의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여기다 도내 중·소도시 우체국은 직원들에게 우편물 배달보다 보험과 특산물 판매 등 기타 업무를 더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인근 우체국에 근무하는 한 집배원은 “보험회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강압적”이라며 “스트레스로 배달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체신노조 관계자는 “IMF로 우체국에서도 대규모 감원이 빚어진 데다 보험과 지역 특산품 판매 등 기타 사업이 확장되면서 가중된 업무는 고스란히 남아있는 직원들의 몫이 됐다”며 “보험이나 특산물 판매는 반발이 거세져 자율선택제로 완화됐지만 특별 수당이 나오는 이상 우편물 배달에만 충실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체국이 기타 사업에 치중함에 따라 우편물 배달 지연 사태도 자주 발생하는 등 우편물 처리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30년째 집배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일이 많아 밤 11시가 넘어 퇴근하는 직원도 많다”며 “이 때문에 하루면 도착 가능한 등기도 3일씩 걸리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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