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감량을 시도하다 숨진 김종두군(17.전북체고 2년)의 유족들은 15일 "가혹행위를 동반한
살인적 감량 훈련과 탈진 방치 등이 김군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또 학교측이 김군의 퇴학 및 운동선수인 김군 동생의 고교 입학 불허 등 약점을
미끼로 김군의 전국체전 참여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이와함께 유족들은 김군을 자전거에 매단 채 감량 훈련을 실시한 장면을 본 학생들의 목격담을
녹취한 동영상을 가혹행위를 뒷받침하는 증거물로 공개했다.
이날 故 김군의 사촌형인 김종하씨(26)는 "김군은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께부터 오후 4시까지
허리와 손목이 자전거에 묶인 채 전주 동중학교 트랙을 돌다 쓰러졌으며 코치진은 탈진상태에
빠진 김군을 운동장에서 50m 가량 떨어진 숙소까지 기어가게 했다"며 "가족 동의를 생략한
살인적 감량훈련과 선수 방치로 김군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유족측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물로 당시 훈련 과정을 지켜본 동중학생들의 목격담을 동영상에
담아 제시했다.
목격학생들은 동영상물에서 "김군은 땀복 위에 방한용 파카를 덧입은 채 자전거에 묶여 장시간
동안 고통스런 표정으로 트랙을 돌았고 쓰러진 뒤에도 운동장 계단을 기어오르는 등 살인적
감량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군을 매단 채 자전거를 끈 당사자는 '선배'로만 추정될 뿐 밝혀지지 않았다.
유족측은 "김군이 전국체전 참가를 포기하려 했으나 김모감독 등 학교측이 '훈련에 불참하면
김군을 퇴학시키고 현재 전주동중 2학년 레슬링 선수인 동생 종수군(15)을 체고에 입학시키지
않겠다'고 협박, 어쩔 수 없이 운동에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측은 "김군은 당초 50㎏급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학교 선수에게 이 체급 출전권이
돌아가 46㎏으로 체급을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감독 등이 메달 가능성이 높은 46㎏급
출전을 강하게 권유했고 이는 살인적 감량 훈련의 동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유족측은 "강압훈련에 지친 김군은 지난 10일 오전과 오후 2차례 걸쳐 훈련장을 이탈했으며
이탈 후 코치진에 의해 일명 '단무지'로 불리는 몽둥이로 구타를 당했다는 말을 김군의 동료
선수들로부터 들었다"며 구타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와함께 유족측은 "지난 10일 4시18분께 전주성모병원으로 후송된 김군은 당시 장기가
마비되고 뇌사상태에 빠진 상태였으며 의료진의 치료가 어렵게되자 다시 오후 7시께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가족들은 사고 발생 7시간여만인 밤 11시께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선수 방치 및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측은 "학교측과 감독, 코치진은 무성의한 태도로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면서 관계자들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뒤 "모든 문제는 변호사와 상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과 감독, 코치진은 "가혹행위 및 강압훈련, 감량을 위한 약물투입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은 지난 14일 김군 사체에 대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체전이 끝난 직후인
17일부터 학교 관계자와 김군 동료 선수 등을 불러 가혹행위 및 강압훈련, 이뇨제 투약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전국체전 레슬링 46㎏급 전북대표인 김군은 지난 10일 짧은 시간내에 5㎏을 빼기 위한
무리한 감량 훈련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12일 오전 8시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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