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전 동해안에서 사라진 한국계 귀신 고래의 생태와 그에 얽힌 이야기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14일간 포항 호미곶 등대 앞 해상에서 귀신 고래에 대한 육상 관찰을 통해 존재 여부를 조사하기 때문이다.
오호츠크해 사할린 연안에서 여름을 보낸 귀신고래가 12월과 1월 사이 동해 해안가를 따라 남하 회유하는 지 여부를 육상 관찰한다는 것.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귀신 고래는 수심 50m 보다 얕은 연안에 서식하고 이동하기 때문에 인간사에 가장 가까운 고래다.
고래잡이로 유명한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에도 귀신고래가 등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미역이 산후 조리에 좋다는 사실이 새끼를 낳은 고래 뱃속에 들어가 보고 알았다는 전설 마저 있다. 이는 귀신고래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태평양 귀신고래도 임신한 어미고래만 미역 밭이나 해중림이 있는 만내로 들어가 새끼를 낳고 키운다.
바로 미역이 산모에게 유익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서양 고래 과학자들은 귀신고래가 미역을 먹는 것은 알아도 그 이유를 모른다.
삼국유사의 설화에 나오는 미역을 따고 있던 연오랑과 세오녀를 태우고 일본으로 건너간 바위는 바위와 꼭 같이 생긴 귀신고래 등일 것으로 추측된다는 게 수과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귀신고래는 연안에서 진흙과 모래를 삼킨 뒤 갑각류 등을 걸러 먹는다. 이때 한 입 집어먹은 연안 바닥은 직경 2m 전후, 깊이 수십 cm의 홈이 파인다.
이 과정에서 연안 바닥이 쟁기질하듯 파헤쳐지고, 수염판을 통과해 나온 진흙과 모래, 작은 유생들이 다시 뿌려지면서 각종 해양 생물의 성장을 촉진한다.
지난 1974년 동해안에서 멸종된 것으로 보고된 귀신고래는 겨울철에 따뜻한 남쪽으로 회유한 뒤 남해안에서 새끼를 낳는다.
분만이 임박한 고래가 앞장서고, 이유를 마친 암컷, 어린 암컷, 성숙한 수컷과 미성숙한 수컷들 순으로 1개월 걸쳐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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