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 - 오브리 메넨이 지음

신전의 금을 빼돌린 그리스 조각가 페이디아스, 땀과 조각칼로 벌어들인 돈을 무능력한 가족에게 끊임없이 뜯겨야했던 천재 미켈란젤로, 치밀한 자기 홍보와 마케팅 전략으로 최고의 부와 명성을 누린 비즈니스맨 루벤스, 방을 데울 숯이 없어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돈을 빌려야 했던 전설적인 가난의 주인공 모네….
바로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숨은 이야기이다.
한 예술가에 대해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그가 가진 현금의 흐름을 추적하라.
이런 전제하에서 저자는 고대의 페이디아스에서부터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티치아노, 루벤스 등등의 대가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자기관리를 했으며, 일개 장인에서 어떻게 예술가의 지위를 확보했는지, 천재적인 위조꾼들의 활약상, 후원금의 탄생, 오늘날의 큰 경매에 숨어있는 속임수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재정적 측면에 관한 방대한 역사를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영국 작가 오브리 메넨이 지은 ‘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열대림刊)은 이처럼 돈에 얽힌 대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인 이면을 적나라하게 다루고있다.
이 책은 신전의 금을 빼돌린 그리스 조각가 페이디아스, 땀과 조각칼로 벌어들인 돈을 무능력한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뜯겨야했던 미켈란젤로, 수도회와 옥신각신 끝에 돈대신 그림 한점을 주고 자신의 묘를 마련한 티치아노, 눈부신 판매 전략을 통해 돈버는 일에서 연전연승의 성공을 거둔 베르니니 등이 돈을 어떻게 벌고 관리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또한 천재적인 위조꾼들의 활약상, 후원금의 탄생, 오늘날 큰 경매에 숨어있는 속임수에 이르기까지 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플랑드르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루벤스(1577~1649)는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예술가로 손꼽힌다.
그는 다작(多作)이기도 했지만 탁월한 사업 감각을 갖고 있었다. 치밀한 자기 홍보와 마케팅 전략으로 최고의 부와 명성을 누렸다.
예컨대 그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비서에게 편지를 받아쓰게 하거나 책을 소리내 어 읽도록 함으로써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의 그림들은 온전히 그의 작품은 아니었다. 전문 작업팀을 구성해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팔면서 그가 수집해놓은 다른 화가들의 작품까지 기꺼이 사게끔 만드는 ‘끼워팔기’ 전술도 즐겨 사용했다.
루벤스와는 달리 모네는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다. 돈을 빌리기 위해 친구들에게 보낸 간절하고 구구절절한 편지들을 보면 그의 가난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다.
반면 평생을 아들을 지지하고 돈을 대주고 유산까지 물려준 아버지 덕분에 세잔은 다른 인상파 화가들과는 달리 큰 어려움없이 작품활동을 했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그들의 예술혼이 더욱 빛났다’는 단순한 명제에서 벗어나 예술가와 물욕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창작열을 불태운 원동력이 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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