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얼굴이었던 이회창(李會昌) 전총재와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의 선거전 행보가 눈길을 끈다.
두사람이 각각 불법대선자금 문제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로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에 적지않은 타격을 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선거전 행보는다소 다르다.
이 전 총재는 '정치적 행보는 일절 안 한다'는 원칙을 공식선거운동기간에도 그대로 적용한 채 외부에서 사적인 손님을 만나는 일 외에는 대부분 옥인동자택에서 독서 등으로 소일해 왔다고 한다.
건강을 위한 산행마저도 최근엔 줄인 채 자택에서 체조 등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전 총재는 다만 한식인 지난 5일 선영참배를 위해 충남 예산을 찾았을 때 예산ㆍ홍성 한나라당 후보인 홍문표(洪文杓) 의원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홍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 잠시 격려하고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이 '탄핵역풍'을 맞아 선거전 초반에 50석도건지지 못할 것으로 여론조사기관 등이 분석하자 크게 걱정했다"며 "박근혜(朴槿惠)대표 취임 이후 당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안도했지만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되는 것에는 서운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는 공식선거전 기간에 수도권과 부산ㆍ경남(PK)지역을 돌며 물밑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득표활동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최 전 대표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부산ㆍ경남ㆍ울산을 차례로 돌며 한나라당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하거나 후보와 조찬을 함께한데 이어 금주초부터는 서울 서초, 강남 등 강남권과 경기 일산 등을 찾아 홍사덕(洪思德) 전 원내총무 등을 격려했다고 한다.
대표 재임 시절 민주당 등과 공조로 노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던최 전 대표는 '탄핵역풍'을 우려, 후보들의 유세현장은 지켜보되 지원유세는 가급적 피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측근은 "지원유세는 지난 일요일(11일)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이혜훈(李惠薰)후보 유세장에서 한 것 외에는 일절 없다"며 "최 전 대표는 아직도 자신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들이 탄핵역풍에서 제대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직전 대표로서 상당히 미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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