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1등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보다 행사 진행자들의 불친절한 대응에 더 화가 났습니다. 이런 엉터리 대회는 처음 봤습니다.”
25일 열린 제4회 포항해변마라톤대회 5㎞에 출전한 김용구(울산시)씨는 대회 주최측의 부실한 코스 유도 때문에 1등에서 등외로 밀리는 어처구니없는 아픔을 맛봤다.
김씨는 환호삼거리를 반환해 돌아오는 5㎞ 코스에서 종반까지 부동의 1위를 달렸지만 ‘누군가가’골인지점을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코스를 벗어나 약 300m 더 달린 탓에 등위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억울한 마음에 김씨는 곧바로 본부석에 항의했고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들도 김씨가 1위라고 ‘증언’했지만 대회 주최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최측은 코스를 잘못 안 김씨의 잘못이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이날 해프닝의 발단은 주최측이 5㎞에 코스 유도요원들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른 대회에서는 5㎞에도 오토바이로 유도요원이 앞서지만 이번 대회에는 전혀 없었다.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다른 지역 참가자들은 무얼 보고 달리란 말이냐”고 항변했다.
“울산의 마라톤대회를 마다하고 새벽밥 먹고 포항해변마라톤에 출전했지만 남은 것이라고는 포항에 대한 나쁜 인상 뿐”이라는 김씨의 뒷말이 이번 대회의 전체적인 평가를 함축한 것처럼 들렸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