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특사파견설 유력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한국측에 제안했다는 '깜짝 놀랄만한 제안'은 과연 무슨 내용일까·김 위원장은 지난해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 비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측에 "깜짝 놀란만한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희상(文喜相) 의원은 사석에서 "북한은여러 채널을 통해 어마어마한 제안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 내용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같은 제안을 보고받고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문 전 실장은 물론이고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사안인만큼 결코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의 여권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제안한 내용은 조건없는 고위급특사 파견에 관한 내용이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제안했던 것은 특사 파견에 관한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3자회담에 관한 특사를 파견하자는 내용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는 않고 아무런 조건없이 주요현안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하자는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는 북핵 3자회담이 최대 관심사였던 만큼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미국을 동시 방문하자거나, 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한게 아니었느냐는 추측도있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게 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특사를 제안한 배경은 뭘까· 이를 둘러싼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북한이 미국의 세계군사전략 변화와 끊임없는 대북인권문제 제기, 중국의 자본주의 체제 일부 도입에 따른 급격한 변화, 탈북자 논란등 국내외 환경 변화를 감안해 중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은 자신을 '악의 축'으로 보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북한의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일본,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술을 모색중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일본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물론 한국측에 '특사 교환'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속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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