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주말 연쇄 접촉··결렬되면 파국

한미은행 노조의 파업 사태가 장기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노사가 파업 해결을 위해 주말에 연쇄 협상에 나서는 등 막판 절충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미은행 노사는 파업 10일째를 맞은 4일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시내 모처에서하영구 한미은행장과 서민호 한미은행 노조 위원장이 만나 3차 대표자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오후 1시께 정회했다.
노사는 이에 앞선 지난 3일에도 단체교섭 본회의(노사 대표단 회의)에 이어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하 행장과 서 위원장간의 2차 대표자 회의를 했다.
하지만 노사는 이날 대표자 회의 정회 이후 "오늘 오후에 협상을 다시 하기로합의했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혔고 주말 협상을 통해 이견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타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이견이 남아 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고 노조 관계자도 "내용면에서는 큰 진전이 없지만 형식면에서는 이견없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36개월치 특별 보너스 지급 등이 제외된 지난달 30일 노조측의 수정 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검토안을 통해 종전의 입장 고수 방침을 밝히는 등 독립경영,상장폐지 철회, 한미은행 상호 유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노사 양측이 아직도 대립하고 있어 주말 협상의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협상이 결렬되면 고객 불편 가중과 전체 금융시장의 불안을 막기 위해 다음주 초께 공권력이 투입되고 한미은행의 노사 협상도 파국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달 25일 노조의 파업 돌입 이후 지난 2일까지 2조196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고 어음교환 업무 등이 한계 상황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사의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양병민 금융노조 위원장과 서 위원장, 권오근·정운수 부위원장, 이재구 조직부장 등 파업 지도부5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공권력 투입 시기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협상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체포영장 집행을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은행 노조의 파업은 지난 2000년 말 국민·주택은행의 파업(8일) 이후은행 파업으로는 최장기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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