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로 육고기 세척…작업장 주변 악취 진동

포항과 경북동해안 지역에 육류 공급을 하는 포항축산랜드의 위생처리 상태가 불결하기 짝이 없어 여름철 집단 식중독 발병이 우려되지만 포항시가 겉핥기 단속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소재 포항축산랜드에는 도축한 쇠고기와 돼지 고기를 지하수로 마구 씻어 냉동차로 지역 식육점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도축장 관계자는 “고기를 씻는 지하수는 수질 검사를 받아 문제가 없다”고 말했으나 수질 전문가들은 “지하수 수질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육고기를 함부로 씻어 공급하는 것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칫 석회질과 중금속에 오염된 지하수로 육고기를 씻는다면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일 낮 12시 10분께 소와 돼지 도축이 한창인 포항축산랜드 도축장.
3층 건물로 된 도축장 건물 뒤편 1층에는 도축 작업인부 4-5명이 작업 옷을 갖춰 입고 칸막이로 된 작업장에서 피와 오물로 범벅이된 도축된 소와 돼지 머리 부분을 지하수로 씻고 있었다.
작업장 주변에는 코를 막아야 할 정도로 악취가 진동했고, 파리떼가 늘려 있는 오물 주변에 들끓고 있었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악취가 심한 도축장 주변에는 가축 오물이 비져 나오는 창자를 담은 마대 자루 4-5개가 아무렇게나 늘려 있었고, 철망으로 덮힌 바로 앞 하수구에는 매일 같이 흘러내린 가축 오물과 핏물이 쌓여 검은 색채를 띠며 썩어 있었다. 게다가 도축된 소머리 등을 씻는 10여평 남짓 되보이는 작업장 옆 창고에는 피가 섞인 도축된 소와 돼지 힘살과 비계살 등 수백 kg 가량이 쌓여 있었고 여기에다 소금을 뿌려 놓은 것으로 보아 무더운 날씨에 변질을 막으려는 얕은 술책이 엿 보였다.
포항축산랜드에서 하루 도축하는 소와 돼지는 평균 1일 수백마리에서 수천마리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축장 관계자는 제보로 출동한 본사 기자에게 “어제 포항시청 위생과 직원이 나와 수질 검사를 위해 물을 채취해 갔다”며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언론에 보도돼 수천만원의 벌금을 물었고 대출 30억원도 받지 못했다”며 “지하수 수질 검사를 수차례 받아 육고기를 씻어도 문제가 없는데 주변에서 악의적으로 자꾸 신고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 놨다.
또 한 관계자는 “문제점을 들추면 도축장 문을 닫아 버리면 될 것”이라며 취재 기자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은근히 포항시를 압박하는 듯한 엄포성 발언을 늘어 놨다.
포항시청 위생과 직원이 축산랜드에 대한 위생 점검을 실시 했는데도 비 위생적인 도축이 이뤄지는 것이라면 시의 위생 점검에 허점이 적지않고 업자 봐주기 겉핥기식 점검으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주민 이모씨(49)는 “여름철 육류 공급을 하는 도축장에서 지하수로 고기를 씻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육류 변질로 인한 집단 식중독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축산랜드 하류지역에 사는 이인리 주민들은 “비오는 날이나 새벽 시간에 도축장에서 내려 보낸 것으로 보이는 폐수가 마을앞 개천에 자주 흘러들어 악취가 진동하고 개천을 오염시키고 있으나 포항시가 거들 떠 보지도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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