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위에 300개의 선을 그린다

△탄소나노튜브 대량생산 공정기술 개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신금속연구팀 강흥원(45) 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
강흥원 박사는 디스플레이 기기와 램프, 연료전지, 2차전지, 반도체 등 전자와 기계분야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탄소나노튜브의 대량생산 공정기술을 지난 1월에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일장치로 시간당 1.5㎏, 연간 10t의 탄소나노튜브를 연속적으로 제조할 수 있어 대량생산과 가격인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나노튜브는 하나의 탄소가 다른 탄소원자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결합하고 있는 흑연 막(膜)을 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수준의 직경으로 처리한 튜브형태의 구조를 하고 있는 물질이다.
전자방출 특성과 전기적, 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반도체 등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 물질은 오는 2007년에 세계 시장규모가 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대량생산 기술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일본 등 2-3개국에 불과하다.
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나노탄소튜브의 가격을 현재의 g당 2-10달러에서 0.5달러 이하로 낮추고 특히 앞으로 연간 100t 규모의 상업화 설비가 갖춰지면 0.1달러 이하로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품질 ‘나노막대’ 개발성공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이규철(36) 교수 연구팀이 초소형 발광소자나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의 제조에 사용되는 세계 최고품질의 ‘나노(㎚)막대’를 개발했다.
이규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직경을 수∼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까지 조절할 수 있는 세계 최고 품질의 나노막대 개발에 성공했다.
이 나노막대는 금속촉매를 사용하는 기존 나노선 제조방법과 달리 촉매를 사용하지 않아 불순물이 적고 막대 중간과 끝에 구조물을 쉽게 삽입하거나 부착할 수 있어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개발한 나노막대중 가장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나노막대가 산화물 단결정뿐만 아니라 비정질 산화물, 실리콘, 금속 등 여러가지 기판을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나노센서 등 다양한 소자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장점을 이용해 4볼트(V)의 낮은 전압에서도 빛을 방출하는 새로운 발광 나노소자를 개발, 초소형 디스플레이 제조에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이 교수는 “나노막대 이종(異種)구조체를 이용하면 초소형 발광소자나 차세대 디스플레이소자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초소형 디스플레이소자 개발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 교수팀의 나노막대 개발에는 박사과정의 박원일, 정석우씨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나노 반도체 연구 본격화 2005년 EUV 노광빔 라인 구축

머리카락 굵기 위에 300개의 가는 선을 그릴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기술이 본격화된다.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와 한양대학교는 2005년까지 64기가비트 이상의 차세대 나노급 반도체의 생산 공정 연구용 극자외선 노광빔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되는 빔라인은 파장이 13.5nm에 불과한 극자외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반도체 생산의 극자외선 노광공정에 사용될 마스크의 결함검사, 감광체의 성능검사, 실험용 소자의 제작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차세대 나노반도체 가공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극자외선 노광기술의 국내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극자외선 노광기술은 2008년경부터 상용화가 기대되는 차세대 광기술로, 기존에 사용해온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약 1/40 정도로 짧아 반도체의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치 연필의 심이 가늘수록 많은 선을 그을수 있듯이, 극자외선(EUV)이라는 아주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하면 더 높은 집적도를 갖는 반도체 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노광은 반도체 회로의 형상을 웨이퍼에 그리는 기술로 전체 반도체 공정 중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이 사용되왔으나, 4기가 D램 이상의 집적도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따라 인텔을 비롯한 거대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반도체 제조장비 및 제작공정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 상태다. 극자외선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레이저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방법과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으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방사광가속기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한편 포항광가속기측은 이번 빔라인이 완성되면 운영시간의 50%를 한양대에 할애하고, 나머지 50%의 운영시간을 대학 및 연구소 산업체 등 일반 사용자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포항광가속기연구소 빔라인부의 나승유 박사는 “일반적으로 신규 빔 라인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20~50억원의 고비용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건설되는 빔라인은 기존 빔라인을 개조해 비용을 최소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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