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줄도산…“사람과 돈이 없다”

대구·경북 무엇이 문제인가
■줄줄이 무너지는 지역 산업
현재 지역의 경제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 굳이 통계 수치 없이도 쉽게 알수 있다.
대구인구의 절반도 안되는 광주가 외국인 자본투자 유치를 2배 이상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를 짚어보면 드러난다. 60~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섬유도시인 대구에 코오롱과 제일모직, 동국섬유 등 전국 규모의 기업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떠나고 없다.
지역의 주력산업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이를 어떻게 유지 발전시킬수 있는지 방안도 없다. 특히 남아있던 업체들 마저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허송세월만 보내왔다.
그나마 80년대 말~90년대 중반까지 건설과 금융업이 성장을 주도해 왔다. 일시적으로 새로운 산업으로 크고 있었으나 IMF로 무너졌다.
지금은 전자와 자동차 부품 몇 개 업체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생산 업체만 있을 뿐 기업체 본사를 비롯한 R&D는 없다. 이래가지고는 인적자원과 돈이 모여드는 도시가 될 수 없다.
사람과 돈이 있어야 고급문화에 대한 수요도 있고 의료산업도 창출되면서 상호 상승효과가 있으나 그러한 시대적 흐름이 끊겨 왔던 것이다.

■대구경북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행정구역만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행정적으로 대구시와 경북도가 나눠져 있어 문제다. 이러한 영역 구분으로는 산업 및 경제정책을 펴기 어렵다.
대구경북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형성돼 있다면 지역혁신 분권을 비롯한 산업의 두뇌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 본사 이전문제도 각각 따로 접근하고 있다. 만약에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이 산업경제 정책을 추진하는데 하나의 생활권으로 접근해야지 행정구역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지하철 2호선의 경산 연장문제만 해도 그렇다. 경산과 대구는 하나의 생활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의 경계라고 해서 잘라버리면 곤란하다. 이를 탈피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중앙과 외국 투자유치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경제와 산업정책에 시도의 실질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특정대학이 특정지역에 있다는 생각으로 자치단체들이 접근해서는 안된다. 글로벌화 시대로 뻗어 나가는 시점에 이런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의 산업설계가 없었다
그래도 경북은 구미와 포항이 있어 경제 지표상으로 대구시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농업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대구 경제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10년, 20년 미래를 내다보고 전망하는 산업설계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장기적으로 지역을 이끌어갈 성장동력 산업에 대해 체계적인 플랜을 가지고 키워내지 못한 것이다.
대구는 특화산업이 없다. 밀라노프로젝트 추진과 관련, 패션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천재적인 디자이너 육성이 필요하며 국제도시의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섬유산업도 충분한 가능성은 있다. 고부가가치의 기능성을 갖춘 소재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잘 육성하면 경쟁력이 있다.
■하나의 산업에 의존해 왔다
인구 250만인 대구가 사실상 섬유산업에만 매달려 왔다. 전통산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 산업 등 성장산업을 준비해 오지 않았다. 이러한 원인에는 맹목적 투표행위도 일조했다고 본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집권당이 나왔다며 안위하고 지역 출신의 몇몇 인사들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만족해하는 소위 정치적 착시 현상에 빠져 왔다. 이렇게 해서는 여야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역의 현안사업을 서로 유치해 오도록 할 수 는 없을 것이다. 또 지역 리더쉽 부재로 전통 섬유산업을 고부가가치화와 기술혁신을 전환할수 있도록 하는데 실패했다.

■섬유도 가능성은 있다.
섬유산업이 위기이다. 저가제품은 중국에 밀리고 고가제품은 일본과 이탈리아에 내주고 있다. 그러나 결코 버릴수는 없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의류에서부터 우주항공분야까지 실제 쓰임새가 다양하다.
따라서 지자체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가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 투자해 기술 개발을 해 나가고 산학관의 협력을 통해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해 오지 못했다.
대구경북은 자체적으로 장기 플랜을 철저히 준비하고 중앙에 가서 안정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일 FTA 협정 준비 철저해야
지역에는 전자와 자동차 부품산업이 많다. 그런데 한일간 FTA(자유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2차 실무 협상까지 마무리 한 상태다. 그런데 지역에서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지역의 이들 부품산업의 조립·완성품은 일본을 추격하고 있으나 부품소재 개발은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지 않는가. 따라서 FTA 체결로 자유경쟁 상태로 가면 지역의 전자 및 자동차 부품산업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철저한 준비를 위해 서둘러야 한다. 전체적인 타결을 하더라도 이 가운데 개발해야 할 특정 소재 부품을 찾아내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단계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체결동안 이들 부품산업이 적응능력을 가질수 있도록 키워내야 한다. 국제화 시대에 무조건 국산품을 사달라고 해서는 안된다.
다른 한편으로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시스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가 준비해야 하며 중앙정부에도 대비책을 요구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는 경제에 관한한 상시 전쟁상태이다. 현재 글로벌 마케팅화에 FTA를 체결 안할 수는 없다. 이러한 큰 흐름을 인정하고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민정서도 문제다
대구시와 경북 모두 기업하지 좋은 도시를 내걸고 있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정서부터 바꿔야 한다. 기업이 온다는 것은 사람이 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지역 정서는 어떤가. 한마디로 배타적이지 않는가. 특히 혈연과 학연, 지연에 얽매여서도 안된다. 그래서는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
의식구조와 문화를 글로벌 시대에 맞게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와함께 도시 자체의 이미지 개선도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의 구상이 필요하다. 도시자체에 매력을 느낄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을 할 때도 글로벌 마인드가 요구된다. 영어만 구사할 수 있다고 되는게 아니다.

■공공기관 유치 관련 신도시 조성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대구시에서는 공공기관 유치에 따른 신도시 조성을 대구테크노폴리스에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이는 재고해 봐야 한다. 공공기관이 이전 되려면 사람이 살아도 괜찮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말하자면 공공기관 이전에 관련 직원들도 동시에 옮기는 만큼 해당 가족들도 모두 이사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떨어진 채 직원만 올 경우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대구시와 인접해 있는 경산지역은 신도시 후보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대학이 있어 산업과 연계가 쉬울 뿐 만 아니라 타 지역과의 교통접근성도 좋기 때문이다. 하여튼 공공기관 유치전략은 대단히 중요하다. 공공기관이 와서 쾌적한 도시가 만들어지면 관련된 민간기관도 자연히 이전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수준 가진 대학 육성 시급하다
매년 한번씩 중국에 가는데 지금 중국은 칭화대학에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도시,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좋은 일자리 창출이 돼야 하며 글로벌 마케팅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과 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산업구조 및 경제 전략을 짜야 한다. 대학은 양질의 산업전략을 계획하는데 중요한 인프라다. 인재는 글로벌 시대에 산업경쟁력이다. 지역에서도 제대로 된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시장을 개방해도 경쟁력이 있는지 대구시는 고민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의 경제 현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와 연구를 위해 대학과 산업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되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구속력을 가진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은 전선이 없는 경제전쟁체제다. 항상 긴장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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