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일변도 포항 산업구조 변화 촉진 가속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대명사이자 세계적인 종합중공업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영일만에 入港을 결정함에 따라 포항의 미래에 강력한 추진엔진을 확보했다.
그동안 포항을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성장시킨 ‘제철보국’의 포스코에 이어 ‘조선입국’의 외길을 걸어 온 현대중공업이 포항의 성장가도에 가세하면서 이제 포항은 포스코건설이후 최대규모의 役事가 시작된다는 ‘장밋빛’ 청사진에 한 껏 부풀어 있다.


그동안 조선소 부지난으로 중국 또는 국내 다른 지역에 블록공장 건설을 모색하던 현대중공업이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지역 사회단체의 끈질긴 구애작전에 미소를 지은 것은 지난 6월.
지난 6월4일 경북도청에서는 이의근 도지사, 정장식 포항시장, 유관홍 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신항만 배후단지 30만평에 선박 블록(BLOCK) 조립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의 총투자규모는 2천억원 정도이며,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1단계로 3만평에 3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포항행을 낙점한 것은 자치단체의 치열한 유치노력외에도 울산과 가까워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에서 생산된 후판 등 철강재를 신속히 수송,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철강 원자재 수급이 쉬우며 숙련된 용접공 등 인적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철강공단, 테크노파크 등이 있어 철강소재 클러스터 구축이 가능한 이점이 있기 때문.


현대중공업이 영일만에 짓기로 한 불록공장이란 어린이 장난감인 레고(lego)블럭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레고처럼 선박용 철강재를 절단하고 가공해 선박을 조립할 수 있는 기본 단위인 블록조각을 만드는 시설이다.
포항에서는 우선 1단계로 선박의 곡면부에 사용하는 블록을 주로 제작하며 향후 2단계 추가증설이 이뤄지면 블록공장외에 다른 시설이 추가 건설된다. 통상 배 1척을 건조하려면 150개-200개의 유니트(UNIT)가 필요한데 포항에서는 개당 약 200t짜리 블록 2-3개를 4천t급 바지선에 실어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도크로 수송한다. 수송시간은 약 하루가 소요된다.
당초 포항시와 현대측은 바지선 정박을 위해 새로운 방파제를 건설하려했으나 2단계 확장공사때까지 영일만신항부지내 어항을 이용하기로 했다.


블록공장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도 순조롭게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내 공장완공을 계획했으나 진입도로 개설 등 기반시설 조성에 다소 시간이 소요돼 오는 12월 공장착공을 기준으로 2005년 8월께 블록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부지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변경 절차는 발빠르게 진행중이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23일 포항시가 제출한 ‘용한지구도시개발구역지정 및 용도지역결정(변경)안’에 대해 “타당하다”는 의견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안은 영일만 신항 배후지역내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산 72의 1 일원 3만여평을 기존 자연녹지에서 일반공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6일 포항시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친데 이어 곧 경북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이 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경북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빠르면 다음달 10일 이를 의결한다.
공장용지에 대한 도시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보상협의와 함께 토지수용절차를 거쳐 시당국이 부지매입을 완료한 뒤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공장 착공이 시작된다.


1단계에 이어 2단계로 최종 3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2만~3만명 정도의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여러 지역에 분산된 조선 용재 공장들을 한곳에 집적화함으로써 향후 포항이 조선부품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포항시는 당장 1단계 블록공장에서는 600명 남짓한 고용효과가 있으나 2단계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34만t으로 매출규모만 8천억원 정도에 6천여명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대중공업이 포항에 입성하면 철강중심의 산업구조가 완전 재편된다.
또 포스코 편향의 포항경제 구조가 포스코-현대의 양대 축으로 다변화되고 주력산업도 철강 단일업종에서 철강, 조선, 전기.전자 등 다양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2단계 30만평이 조성되면 이는 포항철강공단내 현대자동차계열인 INI스틸 1·2공장(15만평)을 합친 규모의 2배나 되는 대형 공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어떤회사인가
지난 1972년 3월 조선소 건설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초대형 유조선을 건조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이 조선강국으로 성장하는 든든한 발판을 만들었다..
연간 6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며 세계 대형 선박 시장의 20%를 공급해오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의 국산화에도 성공해 대형 엔진시장 35%를 점유함으로써 세계 1위의 자리에 있다. 조선 부문만 보더라도 설계 인력이 1천300여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최근 10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함으로써 선주사와 주주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고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연간 8조원 이상의 매출과 80억달러에 이르는 수주 및 40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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