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ㆍ美CDC "확인 위해 추가 연구 필요"

조류독감 의심 증세로 입원한 딸을 간호하다 죽은 태국 여성이 진성 환자로 밝혀짐에 따라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사람 대(對)사람 전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된 게 아닐 가능성도 있을 뿐만 아니라 설혹 사람간에 전염됐다 하더라도 극히 '제한된' 사례이므로 대규모 확산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태국 정부나 세계보건기구(WHO),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시각이다.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州)에 사는 주부 프라니 통찬(26)은 캄팽 펫주에 따로 사는 딸(11)이 이달 초 조류독감 의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자 1주일 동안 줄곧옆에서 간호했다. 딸은 입원한 지 1주일만인 지난 8일 죽었고 엄마 프라니도 논타부리로돌아온 후 조류독감 의심 증세를 보이다가 20일 사망했다. 태국 보건부는 프라니가 혈액 샘플 검사 결과 조류독감 진성 환자로 확인됐다며조류독감이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된 첫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고세계보건기구(WHO)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라니가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딸하고만 접촉한 것이아니라캄펭펫에 사는 언니 프라놈 통찬(32)의 집에도 갔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녀가언니집에서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를 만진 후 발병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언니 프라놈은 동생에 앞서 조류독감 진성 환자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프라놈의 아들(1)도 조류독감 의심 증세를보였으나거의회복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란 트린웃티퐁 태국 보건부 질병통제본부장은 프라니가 캄펭 펫주에 갔을때병원에 입원 중이던 딸만 접촉했던 게 아니라 언니 프라놈의 집에서 이틀 밤을 잤던것으로 확인됐다며 프라놈의 집에서는 앞서 기르던 가금류가 폐사한 적이 있다고 28일 밝혔다. 차란 본부장은 따라서 "프라니가 딸에게서 전염됐을 수도 있고 가금류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가 다 가능하기 때문에 왜 감염됐는지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나 이번 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사람과 사람 간의 전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WHO 태국사무소 대표 직무대행인 쿠마라 라이 박사는 조류독감이사람과사람간에 전염되기는 어렵다며 어떤 경우라도 전염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쿠마라 박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스콧 다월 박사는 조류독감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될 수 있는 지 확인하려면 연구를 더해봐야한다는견해를 밝혔다. 지난 7월 태국에서 조류독감이 재발한 후 조류독감 진성 환자가 확인된 곳은 사실상 북부 캄팽 펫주와 중부 프라친 부리주 등 두 곳뿐이다. 프라친 부리에서는투계(鬪鷄)용 닭을 기르다가 숨진 18세 청년이 진성 환자로 확인됐다.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의 경우 캄팽 펫주 병원에 입원한 딸을 만나고 돌아온주부 프라니가 조류독감 의심 증세로 사망한 후 진성 환자로 확인됐기 때문에조류독감 진성 환자가 직접 발생한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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