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조선을 사랑하고 조선 민예품 연구에 선구적 업적을 남긴 한 일본인의 발자취가 영화화된다. 정병모 경주대(문화재학부) 교수에 따르면 조선 도자(陶磁)의 아름다움을 일본에 처음 알린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를 소재로 한 소설 ‘백자의 사람’을 영화화하기 위해 일본측 관계자들이 10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12일 서울 망우리를 방문해 아사카와의 무덤에 참배하고 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단은 일본 마쓰모토시 영화제작후원회 회장 요코우치씨와 소설가 에미야 다카우기, 영화제작위원회 관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백자의 사람’은 에미야씨가 쓴 소설로 아사카와가 조선 도자를 사랑하는 과정을 담아 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카와는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태어나 농림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14년 조선총독부 산림과 용원신분으로 한국에 건너와 곧바로 조선문화에 매료됐다.
그는 한옥에서 살며 조선 전통 도자기에 빠져 2천여점의 공예품을 수집했으며 일부를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 조선민족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죽을 때도 한국 바지저고리를 입은채 관에 실려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혔다는 것. 아사카와는 ‘조선의 소반’, 최초의 조선백자 연구서 ‘朝鮮陶磁名考’등의 저술을 통해 조선 도자기의 우수성을 일본에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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