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카드빚 압박, 채권기관 마구잡이 청구도 문제

대법원이 도입한 개인회생제 실시 이후처음으로 변제계획안 등을 제출한 5명에 대해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까지인 개시 대상자들은 적게는 3천700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1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반면 재산은 260만~3천500만원으로 빚을 갚기에 턱없이 모자랐고 월수입도120만~211만원으로 다소 빠듯한 편.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갖게 된 1~2개의 신용카드 때문에 헤어나오기 힘든빚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회사원인 A씨는 외환위기가 닥치기 직전 결혼하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500만원을 대출받고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가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단행, 직장을 잃은 A씨는 재작년직장을구하기 전까지 오랜 실직 상태에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카드 대출과 현금서비스에 손대기 시작했다. 변변한 수입조차 없는 상태에서 고율의 카드수수료는 엄청난 부담이 됐고결국A씨에게 남은 것은 7천여만원의 빚 뿐이었다. A씨는 직장을 구한 뒤 고정 수입이 생겼지만 이자를 갚기에도 힘든 상황이 되자개인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어렵게 대학을 다니던 B씨는 공부를 포기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계속 학업을 하던 중 친구를 통해 우연히 만들게 된 1장의 카드 때문에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생활비가 없으면 최대한 아껴 쓰던 습관이 들었던 B씨는 카드가 생기자씀씀이가 커지기 시작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B씨는 졸업 뒤 직장을 구하고 결혼도 했지만 월급은 생활비와 보육비로쓰기에도 빠듯했고 빚을 갚겠다는 엄두조차 낼 수 없게되자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했다 . 대부분의 개인회생제 신청자들은 이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며 고리의빚을얻어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처지. 법원은 첫 개시결정이 내려진 5명을 채권기관에 통보, 이의 제기 및 채권자집회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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