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난개발문제가 논란을 일으켰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천혜의 자연자원을 파괴하는 것은 적법성 여부를 떠나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었었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가는 물결’이었다.
비어 있는 부지가 많이 있는데도 굳이 형질변경을 통해 야산을 깎아 내고, 수림을 베어내는 환경파괴가 여전하다. 자동차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국토를 이렇게 황폐화시켜도 좋으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다.
칠곡군에도 천혜의 절경지가 파괴되는 현상이 여기저기 보여지고 있다. 자연파괴는 산세가 수려한 곳일 수록 더 심하다. 명목상은 ‘농가주택 건축’이지만 그 대부분은 식당 등 유흥업소를 짓기 위함이다. ‘농가주택’과 ‘유흥음식점’의 구분이 法上 애매하기 때문이다.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 술집을 지으면 고객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곳만 찾아 이른바 ‘개발’을 하는데, 천혜의 자연자원 속에 ‘놀자판 집’을 짓고 주차장을 만들어놓고 보면 그 절경지는 점점 진가를 잃어가기 마련이다. 결국 우리의 자연자원만 버리고 마는 것이다.
칠곡군에서도 산세가 수려한 석적, 약목, 동명면 등에서 자연파괴행위가 극성이라 한다. 도개온천은 군내 최고의 명소인데, 이 인근에도 개인이 형질변경허가를 얻어 야산을 깎아내고 수십년생 수목을 잘라내고 있으며, 가파른 비탈에 진입로 내놓으니 홍수때 산사태가 일어날 우려가 대단히 높다.
지난번 하룻만에 지나간 태풍 ‘제비’ 때에도 개발지역 여러군데에서 산사태가 일어났고, 절개지가 무너져 도로를 막는 일도 많았다. “개발바람에 농사 폐농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농민들도 많다. 산을 파헤치고 나무들을 베어내면 반드시 그 악영향이 있기 마련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국토를 황폐화시키는 일은 극력 막아져야 한다.
난개발이 문제될 때마다 담당공무원들은 ‘법적 하자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언론에서 지주의 명단을 공개해서 여론의 힘으로 막는 수밖에 없다. 국토훼손자는 마땅히 이름을 밝혀 국민적 비판을 받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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