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가까워지면 ‘교활한 지혜’가 난무한다. 효과적인 선거전략을 考案해내는 일이 당사자들에게는 무엇보다 화급 하지만 그렇다고 속 보이는 낡은 방법을 계속 들고나오는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상대방 흠집내기, 자기 자랑하기’이다. 자신의 장점과 치적을 최대한 선전하고 경쟁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전략이란 실로 유치하지만 이것이 효과를 본다는 것은 우리의 선거문화가 얼마나 저급한 수준인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인터넷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이버테러’가 기승을 부린다. 익명성이 있고 사이버수사는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이런 비열한 선거전략이 난무하겠지만, 그보다는 유권자들의 수준을 만만하게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거 없는 음해나 헛소문도 유권자들이 잘 믿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는 현직 단체장을 비방하는 글들도 수없이 오르지만 홍보성 글도 적지 않다. “주민들이 몇년째 기다리던 마을 안길을 완공해줘 감사합니다” 등 현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간접홍보하기도 한다.
자치단체의 홈페이지를 ‘시정보고’란 이름으로 현 단체장 치적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일반화된 일이지만 그 底意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면는 오히려 반감을 사게된다. 우리 유권자들의 안목이 그만큼 높아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公共공사가 선거전에 집중 발주되기도 한다. 이것은 각종 건축자재 가격을 폭등시키고, 자금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 예전에는 ‘工事전략’이 효과를 봤지만 지금은 이것도 ‘속 보이는 일’이다.
선거기에 受賞式이 빈번해지는 것도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이 때 수많은 공무원들과 민간인들이 표창을 받는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0 유공자 시상식’을 이 시점에 가진 것이나 ‘영향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수백명의 기자와 학자들에게 상을 준 것도 속보이는 일이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관련성이 적은 학자에게 ‘대통령상’을 준 것은 더욱 그렇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경주엑스포시상식장은 ‘이지사 개인행사장’같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런 성격의 행사가 예전에는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선거에 나서는 모든 입후보예정자들은 이제 政攻法을 들고나오기를 바란다. 경륜과 인품과 청렴성과 능력을 솔직히 보여주는 선거전략이 중요한 것이지 ‘잔꾀’는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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