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청이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區政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공무원의 좋은 생각찾기운동’이 그것인데, 공무원들은 예산절감과 행정개선 등에 필요한 경제성 아이디어와 親시민적 아이디어들을 공급하고 구청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정에 접목시키는 작은 행정혁명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사실 우리의 지방행정이 민선시대에 접어들고나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한 것은 틀림없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구청의 이 운동이 비록 새삼스러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기대를 가지게 하는 것은 모두 이 ‘현실’때문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자칫 등한시하기 쉬운 사소한 것에까지 중구청공무원들의 視覺이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청이 운행하고 있는 청소차량의 타이어 고장을 자체적으로 수리하고, 구청도서자료의 인터넷검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든가, 승강기 버튼을 잘못 눌렀을 때 이를 손쉽게 수정할 수 있도록 취소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단순한 것들이다.
그러나 작금의 빈발하는 우리 자치단체들의 낭비성 행정이 모두 사소한 낭비를 쉽게 생각하는‘부실한 생각의 기초 위에 놓여있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기본에 충실한 생각’은 한층 돋보인다.
공무원들이 좋은 생각을 발굴하기 위해 한번 더 행정의 구석 구석을 살펴보고, 스스로의 머리속을 탐험해보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나 행정의 발전을 위해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다. 자기개발은 물론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때문에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이 들어설 여지를 없애버린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우리 행정이 문자 그대로‘爲民先進行政’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머리가 우선 ‘생각’으로 가득차야 한다. 좋은 행정은 좋은 공무원들만이 쌓을 수 있고, 좋은 공무원은 좋은 아이디어가 쌓일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가짐을 낳고 좋은 마음가짐은 좋은 자세를 낳고 좋은 자세는 국민들을 즐겁게 한다.
중구청의‘좋은 생각 찾기운동’은 그런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가진다. 다만 한가지 노파심에서 첨언한다면 이 운동이 선거용 헤프닝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모쪼록 중구청이 가지기 시작한‘좋은 생각의 물결’이‘구청의 아래나 위’어느 한쪽만의 것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되며 대구시와 각 구청, 경북도와 각 자치단체에까지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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