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특히 북부지역 농촌이 병들어가고 있다. 가정주부가 돈 몇푼에 노래방 등에서 몸을 파는가 하면, 일부 농민과 가정주부들은 건강해야할 소위‘농촌의 꿈’을 도박, 카지노, 주식 등 ‘퇴행적인 한탕주의’에 걸고 있는 것이다.
안동과 영주지역의 경우 하루에 1~2건씩 경찰서에 신고된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농민들과 가정주부들이 거액의 판돈이 걸린 도박판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농촌 가정주부들이 노래방에서 술시중은 물론 퇴폐행위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군위지역도 농민들의 도박이 극성을 부리고 있으며, 의성에서는 가정주부들이 고스톱 도박을 하다 검거됐다. 영양과 봉화지역은 가까운 강원도로 카지노 원정길에 나서는 농민들까지 있고, 한편 주식투자로 큰 돈을 날린 사람도 있다.
우리 농촌이 射倖的 도박과 불건전한 쾌락문화에 휘청이고 있다는 것은 곧 건강한 노동정신이 파괴되고 있음을 말하는 일이고, 우리 모두의 정신적 고향이라는‘농촌의 상징성 파괴’가 몰고올 부정적 여파는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하겠다.
농촌이 도박과 환락으로 찌들어버린다면 우리의 정신과 도시문화가 안식하고 재충전할 근원이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해법으로는 농촌의 심각한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에 역부족이다. 의지도 부족했지만 접근법 역시 문제다.
농촌지역에 도박이 설친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농민들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농촌지역이 왜 도박, 주식 등 한탕·쾌락주의에 쉽게 현혹되고 있는가를 우선 알아내야 한다. 농촌경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그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열악한 농촌의 생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악순환은 재연될 수밖에 없다.
뉴라운드 출범으로 농촌의 입지는 좁아질대로 좁아져 있다. 정보, 자본의 부족과 경쟁력 상실의 결과 선택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농한기를 空白으로 버려두어서는 안된다. 경제적으로 이렇다할 탈출구를 발견하지 못하니 자포자기하게되고 결국 부적절한 경제적·정신적 解消策에 집착할수밖에 없는 농민들이다.
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농한기극복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농촌생산구조의 개혁을 도모하고, 사회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農心의 건강과 농촌경제회복의 가장 확실하고 가능성이 높은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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