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主力軍인 TK부대의 공천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경선의 형식을 취하되 내부적으로는 합의추대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것 같다. 경북자치의 중심축인 포항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그 범주 속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나라당의 경선방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정치선진국 미국의 후보공천방식인 경선제도는 환영할만한 훌륭한 제도지만, 이것이 우리 정치의 몸에 맞느냐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가 미국처럼 유권자가 정치의 소유권을 가진 상향식 구조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지역주의와 금권 등 후진적인 정서에 마냥 휘둘리고 있는 우리 유권자나 정치문화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당의 지구당에 대한 장악력, 지구당의 지방자치에 대한 장악력이 이처럼 강한 수직구조에서 미국식이든 영국식이든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무늬만 경선이고 상향식정치이지 한겹만 벗겨보면 전혀 딴판인 것이 목하 벌이고 있는‘공천잔치’다. 우리는 경선이 자칫 눈속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경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주의, 정당의 구태의연한 생리, 혼탁한 금권주의 정치문화가 혁파되어야 한다.
벌써부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지만‘빌려온 경선’의 폐해는 참으로 심각하다. 검은 돈이 난무하고 지역주의는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자치가 더욱 퇴조할 게 뻔하고,‘경선과 본선거’의 2중선거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킬 것이다. 또 중앙정치에 대한 종속구조가 심화되고, 지구당위원장의 부가가치성 상승에 따라 오히려 전횡적인 지방자치장악을 더욱 고착화·구조화시킬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기 때문에 경선승리라는 당선열쇠를 거머쥐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할 수밖에 없는데 예상했던대로 일부 자치단체에서 벌써부터 혼탁한 돈선거가 자행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행정경륜과 도덕성이 두터운 후보’가 당선돼야 하지만,‘검은 돈의 魔手’가 대의원들에게 뻗칠 공산이 크다.
이제 줄줄이 경선대회가 열릴 것이다. 지역민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 소수의 대의원들이 혹여 지구당위원장의 입김이나 검은 돈에 매수되어 공천자를 잘못 선택한다면 그 지역의 미래는 암담해질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 TK지구당위원장들은 지금이라도 경선과정을 공정하게 투명하게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경선만큼은 행정능력있고 청렴한 후보를 뽑아야 중앙과 지방, 그리고 미래가 모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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