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은 보다 많은 업적을 알리기위해 기관에서 발간하는 각종 홍보물에는 자치단체장의 실적이 장황하게 나열된다. 그런데 그것이 대부분 ‘자치단체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과장된 부분도 있으며, 때로는 ‘진행중인 사업’을 ‘확정된 실적’으로 호도하는 경우도 있고, 화려한 청사진만 제시하는 일도 많다.
票를 위한 궁여지책이겠지만, 그런 행위는 지역주민들을 기만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행정기관의 발표를 믿지 못하게 해서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대구시는 지난 2000년 12월 5일 “국제에너지기구로부터 솔라시티로 선정됐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관계기관 담당자는 “대구시는 솔라시티에 내정된 단계로 산자부는 공식적으로 대구시를 솔라시티 참여도시로 IEA에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올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태양에너지관련 기구 회의에서 승인돼야 하는 일인데 대구시는 무엇이 급했던지 ‘선정됐다’ 했고, 이것이 최근 개최된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논란거리가 되었다.
대구시 북구청은 최근 지역민 대상 국악공연을 하면서 ‘허위홍보’를 했다. 현수막과 포스트에는 ‘도립국악단’이 반주단으로 참여한다고 돼 있으나 실제 출연한 사람은 ‘도립국악단원’ 3명뿐이었고, 총 12명 중 나머지는 전남 남원시립국악단원, 사설학원장, 도립국악단 대기발령자 등이 개인자격으로 참가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포스트 제작과정에서 잘못 인쇄된 것이고 수정할 시간이 부족했던 때문”이란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으나, 이런 일들이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것이다. 시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행정편의주의로 흐른 것은 분명한 문책사항이다.
영양군은 지난 2000년 8월 “일월산 일대에 인류의 생활, 문화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세계토템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해서 관심을 크게 끌었다. 국내 전문가들 뿐 아니라 외국 인류학자들까지 관심을 표명하고 신문에 이를 성원하는 글까지 실었다. 그러나 2천700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민자유치 실패로 포기상태다.
말만 앞세우거나, 성급하게 허위사실을 과장해서 발표하거나, 홍보물의 내용과 다른 행사를 벌이는 현상은 결국 자치단체장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고, 주민들을 실망시켜서 선거에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다. 우리나라 행정 전반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성 회복임을 깊이 自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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