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불거지고 있는 우리 교육에 관한 소식들이 가뜩이나 우울한 국민들의 가슴을 더 무겁게 한다. 정부의 미봉책으로 잠복돼 있던 교육의 총체적 부실과 그로 인한 난맥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를 자괴감에 빠트리는 것은‘교육의 어두운 그늘’이 잊혀진 과거로 흘러가지 못하고 끊임없이‘오늘’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교육의 악순환은 이미 동시다발적이다.
초등학교 앞에 불법 유해 게임기가 아이들을 현혹하고, 몸에 해로운 저질 화장품이 활개를 쳐도, 교육당국이나 교사 누구 하나 강건너 불구경이다. 여린 童心이 유해환경에 멍들어가는데도‘단속법규 부재타령’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동심의 오염’도 문제지만 당장 심각한 것은 유해화장품이다. 립스틱에서부터 마스카라, 향수까지 나돈다. 납이나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 있다면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미리미리 대처하고 예방하지 못한 교육당국의 무능하고 안이한 자세부터 꼼꼼히 따지고 바로잡아야 순서지만 아이들의 건강이 풍전등화의 상황이니만큼 대책부터 시급히 세워야 한다. 오염원이 아이들의 발 밑으로 스며드는데도 차단조차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학교정화구역에 관한 ‘빈껍데기법’도 이번 기회에 보다 현실적인 학교환경법으로 전면 개보수해야 한다.
누구보다 앞장서 교육왜곡을 바로잡아야할 일선학교 역시 오늘의 교육난국을 확대재생산해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대구시 북구의 모 고등학교는 자기 학교로 배정된 중3학생들을 졸업하기도 전에 불러다 보충수업을 시키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모든 것이 ‘진학실적’에 맞추어져 있는 우리 학교교육의 서글픈 현주소다. 育英이 아니라 經營이다. 바탕이 그러니 학생들을 진학하기도 전에 학습기계부터 만들겠다는 몰지각하고 反교육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올바른 교육관부터 정립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심각한 교육의 폐해를 눈으로 보면서도 둔감한 것은 교육정책도 문제지만 교육에 대한 몰이해가 더 큰 원인이다.
옛부터 조상들은 교육을 백년대계로서 으뜸의 공을 들여왔다. 백년을 내다보는 농사가 바로 교육이다. 세심한 배려와 손길이 없이는 교육이 제대로 성장하고 뿌리내릴 수 없다. 교육을‘지식쌓기’정도로 여기고 있는 의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모두가 합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것은 사회의‘의식과 구조’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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