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여름이 닥치고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이 시작된다. 여름마다 겪는 일이지만, 부실시공을 한 도로나 산기슭마을 절개지의 산사태로 큰 수난을 당해왔다.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가 막히고 지나가던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다친 일도 있었으며, 바위가 굴러내려와 집을 덮치고, 토사가 농토를 매몰시키고 수로를 막아 홍수피해를 가중시킨 일이 항상 발생했었다.
雨期가 오기 전에 취약지역을 낱낱이 살펴 보수를 해야 한다. 피해를 본후에 후회하거나 ‘정부예산으로 보상을 하면 될 것’이라는 무사안일한 자세를 버리고, ‘국민세금을 2중으로 지출하는 낭비’를 이제 막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안동시 정상동 영호루 앞을 우회하는 도로가 부실이라 한다. 한국토지공사가 54억원을 들여 시공한 이 도로는 완공 4개월여만에 비탈면의 토사가 흘러내려 차량통행이 불안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노면이 고르지 않아 부적합하며 배수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물고임현상이 심해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더욱이 비탈면의 배수로가 조악하게 시공돼 물길을 제대로 잡아주기 어렵고, 옹벽도 제대로 시공되지 않아 집중호우가 내릴 때 버티어낼지도 의문이어서 자칫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공사가 얼마나 부실했으면, “이런 공사를 하느니 예산을 다른 곳이 쓰는 것이 낫겠다”고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겠는가.
이 공사는 한국토지공사가 H건설에 발주해 시행한 것인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토지공사는 무엇을 했던가. 일반적으로 ‘부실시공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의레 비리가 있다고 한다. 부실시공의혹이 있는 곳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재발이 방지될 것이다.
구미시 형곡동 푸른숲 마을 뒷편 야산 절개지 일부분이 최근에 내린 비로 붕괴돼 40세대 150여명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직경 80cm가량의 바위가 절개지에서 굴러내려와 연립주택 입구까지 왔다니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다.
“야산 절개지 윗부분에 배수로도 없고, 비가 오면 토사와 바위가 주택입구까지 떨어지는데, 구미시에 여러차례 완공과 하자보수를 요청했지만 묵살되고 있다”는 것이 한 주민의 하소연이다. 시공사인 S건설은 도산했다지만, 보증업체인 대한주택보증(주) 대구지점이 긴급시공토록 구미시가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할 사항이다.
공직자들이 지방선거에 정신이 팔려 있는 탓인지, 爲民행정이 지극히 소홀하다. 직무태만 직무유기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 있어야 이 고질병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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