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사고들이 터지고 있을 뿐아니라 일상생활 주변 곳곳이‘대형재난의 위험 징후’들로 가득차 있지만 우리의 뿌리깊은 안전불감증 은 이미 고질병이 됐다.
정부, 지자체, 기업, 국민할 것없이 모두가 둔감하다. 이제 어지간한 사고로는 약간의 경각심조차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사고때마다 보여주는 정부 등 관계기관의 대책들도 그야말로‘습관성 반사행동’정도의 수준이다.
경북 동해안지역 역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지난 21일 기계면 봉계2리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암반 발파사고 외에도 도처에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대규모 공단이 있기 때문에 일반 건설공사사고뿐만 아니라 대형산재사고의 확률도 높다. 지난 15일 포스코 제2제강공장에서 작업중이던 인부가 7층크레인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고를 비롯해 올들어 지금까지 포항, 경주 등지에서 발생한 사망안전사고만 해도 10여건이 넘고, 부상자수도 300명을 웃돈다.
동해안지역의 사업장이 모두1만6천여개나 된다고 하니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할 지 불안하고 걱정스럽기만 하다. 안전사고는 말 그대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다. 조금 거추장스럽다고 해서 안전모를 벗는다거나 좀 자신이 있다고 해서 안전벨트를 풀기 때문에 자초한 불행이다.
우리에게 막심한 고통을 안겨준 대형사고들 역시 대부분이 우리가 조금만 더 주의하고 안전수칙을 지켰더라면 막을 수 있는 人災였다. 또 대형재난사고는 대형건설공사장이나 백화점 등 공공건물에서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게 통계적 경험이다. 따라서 이들 공사의 감독이나 대형공공건물에 대한 소방안전지도감독이 철저히 이행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의 의지 하나만 있으면‘예고된 재난’의 고통과 불행으로부터 모두가 해방될 수 있다.‘재난의 화살 앞’에서는 우리 모두가 과녘이 될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모두 합심해서 주변을 돌아보고 스스로 고치고 감시하는 게 최상의 예방책이다. 관계기관들도 자신들의 무책임하고 무사안일한 자세때문에 대형사고들이 빚어졌음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포항시나 지방노동사무소 등 유관기관들은 철저한 사전안전관리와 감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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