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시대를 맞았다. 인구증가율이 떨어지는 시대상황에서 대학입학 자원 또한 떨어질 것은 당연하다. ‘신입생 자원’은 줄어드는데 신설 대학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때 산아제한운동을 벌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산아촉진운동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대학사업은 항상 수지맞는 사업이다”란 말도 한 때는 있었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는 시대이다. 지난날 어렵던 시절에는 “우리집에 대학생 있다”란 말을 자랑삼아 했으나, 지금은 ‘전 국민의 大卒化’가 이뤄지고 있고, ‘大卒은 국민 필수요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경영이 ‘아직은 우려할 것 없음’이라 판단할 수 있으나 그런 낙관론이 언제 비관론으로 바뀔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한국의 교육내용을 믿을 수 없다며 외국으로 유학 떠나는 학생들이 줄은 잇는 지금이다.
경산시에 대구외국어대학과 아시아대학이 건물을 완공하고 내년에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고, 경북외국어대학도 2003년에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목표로 건축공사가 진행중이며, 경북 고령군에도 코텍대학(한국과학기술대학)이 설립돼 2004년에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다.
영천시는 96년도에 제원예술대학 설립을 추진했으나 공정 80%를 보인 가운데 공사가 중단됐고, 그 자리에 다른 대학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치열한 大入경쟁시대에 대학이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 지역에 大學이 있다는 것은 지역 位相 제고를 위해서, 혹은 지역재정을 위해서 나쁠 것이 없다. 대학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해마다 겪는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분쟁’도 많이 줄어들 것이므로 학부모들은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대학들은 걱정이 많다. 해마다 수험생 수는 줄어드는데 대학정원은 점점 늘어나고, 특히 일부 전문대는 교수들이 나서서 신입생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경이다. 지금도 존폐위기론이 나오고 있는데 대학수가 더 늘어나면 ‘실제로 문 닫는 대학’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의 경쟁력’이다. 어떤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인재를 바로 길러내는 대학’은 살아남기 마련이다. 머지 않아 외국 명문대학들의 分校가 국내에 들어오는 ‘대학의 개방시대’도 도래할 것이다. 대학들은 ‘서로 잡아먹기’라는 우려를 하기보다는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思考의 대혁신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길은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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