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지역 대형병원은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병원 곳곳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는 병원폐기물 때문이다. 위험천만한 감염성 병원폐기물을 일반쓰레기처럼 취급하고 있다니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산의료원은 다 쓴 링거병이나 주사바늘을 그것도 병원식당주방과 인접한 곳에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있다.
영남대의료원 역시 임의로 지은 무허가건물에서 아무런 감염차단장치도 없이 폐링거병 등 병원폐기물 처리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도 감염성폐기물을 일반쓰레기와 함께 처리하다 적발된 바 있다.
병원을 찾고 있는 환자나 환자가족들은 물론 문병객들까지 자칫 잘못하면 난데없는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성이 떨어진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감염성폐기물에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 병원의 출입을 삼가하는 게 좋겠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그 어느 곳보다 공익에 대한 책임감과 특히 人命에 대한 도덕적 강도가 높아야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들에게서는 그것들이 실종되고 없다. 극히 기본적인 의료인의 자세는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무고한 시·도민을 자신들이 방치한 병원균 속으로 밀어넣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파업이나 생각하고 있는 이들의 정신상태가 정상인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대구·경북시도민의 건강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이들까지 국민건강에 구멍을 내는 무책임한 작태를 서슴치 않고 있다는 것은 지역민의 삶의 근간 자체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병원의‘아무데나 아무렇게나’는 이제 만성적인 타성이 돼버린 듯하다.
이들 대학병원들의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위가‘쇠귀에 경읽기’식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은 주사 처치만 하고나면 그것으로 진료행위가 끝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서도 비롯되고 있는 것같다. 병원치료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사후처리 역시 치료 이상으로 중요한 진료과정이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병원의 책무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에도 있다. 더 이상 대학병원들의 도덕적해이현상이 계속되게 해서는 안된다. 책임소재를 가려 일벌백계로 엄벌해야 한다. 대구·경북시도민들의 생명이 이처럼 위험스런 처지에 놓여 있는데 보건당국은 뭐하고 있는가. 이제 병원들을 다스릴 사람은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시민들뿐이다. 시민단체들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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