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지금이다. 신설대학이 늘어나는 반면 입학생 수는 줄어드니 경쟁력 없는 대학은 그 존폐가 우려될 정도이다. 게다가 외국대학 분교가 앞으로 설립될 것이므로 경쟁은 이제 ‘국내적 경쟁’이 아니라 ‘국제적 경쟁’으로 번져간다. 더욱이 ‘한국식 입시제도’에 실망한 학생들이 다투어 외국대학으로 유학을 가는 현실에서는 대학의 권위와 학문적 업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일들이 쉴새 없이 일어나니 더더욱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얼마전에는 미국의 모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한 국내 몇몇 교수의 공동연구논문이 외국학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 “한국 학자의 논문을 게재할 때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창피스러운 소리를 듣기도 했으며, 실제로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면서 이 연구논문에 이름만 올린 ‘무임승차 교수’도 있어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도저히 학자적 양심으로는 할 수 없는 짓’을 한 교수도 있어 대학의 권위를 크게 실추시켰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장모교수를 파면조치했다. ‘정년보장 임용 및 재임용 대상자 심사’에 제출한 2편의 논문과 3권의 저서가 상당 부분 표절이거나 무단복제였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박사학위를 표절해 학회지에 게재했으며, 심지어 제자의 박사학위논문을 표절해 자신이 主著者로 해서 학회지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저서들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모자이크’한 저서도 있고, 자신이 이미 발간한 책을 복제, 연구업적으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표절과 복제도 학자의 양심을 의심케하는 일이지만, 남의 연구논문에 이름만 얹어놓는 이른바 ‘무임승차’도 학자의 권위를 크게 실추시키는 행위이다. 교수들끼리 서로 주거니 받거니 이름을 얹어주면서 연구실적을 늘려가는 수법이 성행한다는 신문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재임용 심사제’가 실시되면서 보여지기 시작했다. 이 제도가 시행된 것은 ‘교수들이 너무 연구를 하지 않기 때문’이고, 외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이다. 대학교수만 되면 ‘수십년된 강의노트 한권 가지고 평생을 먹고살 작정’을 하는 교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불합리를 교정하고 교수의 질과 대학의 질을 높여나간다는 목적으로 시행한 제도가 일부 비양심적인 교수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德望을 잃은 교수는 이미 학자가 아니다. 재임용심사를 더 엄격히 해 표절, 무임승차, 복제하는 교수들을 단호히 대학사회에서 솎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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