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이래서야 국제도시라고 할 수 있겠는가. 대체로 낙제수준이다. 음식점이 그렇고 숙박시설이 그렇다. 월드컵이 임박한 시점임에도 손님맞이준비가 이 정도니 한심할 따름이다. 경주는 외국인의 발길이 잦은 곳이니만큼 항시 도시이미지관리에 신경을 쓰야 한다.
현재 경주에는 4천5백개나 되는 음식점이 있지만 상당수가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재털이인지 밥그릇인지 분간도 할 수 없는 것을 내놓고, 상당수 불고기와 냉면전문식당에서는 재단용가위를 쓰고 있다.
숙박업소들의 자세도 수준이하다. 경주에 있는 한화콘도 등 4개의 숙박시설이 한결같이 불량하다. 건물내부나 외부할 것없이 낡고 을씨년스러워 외국인들이 기피한다. 한국콘도는 무려 23년째 개·보수를 하지 않고 있다니 도대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가장 경영상태가 나은 한화콘도의 경우도 지난해에는 외국인 내장객이 한명도 없었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외국인들은 지역관광과 함께 특히 지역의 먹거리를 즐겨 찾는다. 숙박도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경주지역의 음식점들이나 숙박업소들은 전부 경주관광의 전위대나 마찬가지다. 경주의 이미지와 국가이미지까지 관리해야할 막중한 책무가 이들에게 지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처럼 불결한 모습으로 외국인을 맞이하고 있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안 있어 월드컵이 열리면 더 많은 외국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을 것인데 이런 상태로는 그들의‘눈과 발길’을 붙잡아 두기가 어렵다. 경주는 물론 국가이미지까지도 추락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음식점의 경우 특히 불고기나 냉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외국인들이 이들 식당의 음식을 대하고 난 뒤 뭐라고 이야기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업주들의 정신자세도 문제가 있지만 이들에 대해서 제대로 계도하지 못한 경주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만 차는 것이 월드컵이 아니다. 실속은 場外월드컵이 더 챙긴다. 월드컵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려 11조7천억원에 이를 뿐만 아니라 국가나 개인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엄청난 혜택을 준다. 좀처럼 잡지 못할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경주시장이 단호히 나서야 한다. 선거때문에 단속에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한표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경주시민과 후손들이 보존하고 누려야 할 미래의 資産인‘경주의 이미지’를 바로 세워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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