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동차대수가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1천3백만대를 넘어섰다. 좁은 땅덩어리에 자동차만 빼곡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는 넘쳐나는 자동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를 위한 도시인지 사람을 위한 도시인지 모를 지경이다.
심각한 문제는 도심의 교통정체와 함께 이들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소음과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이다. 도시환경이 황폐해지니 시·도민들의 삶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특히 포항은 철강산업도시로서의 경제적 이득은 얻었는지 모르나 도시환경은 위험수위를 향해 가고 있다. 전국 제1의 소음도시라는 불명예까지 얻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돌이킬 수없는 지경으로 몰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 유일한 대안은 역시 자전거다. 공해시대의 유용한 대체운송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도심공해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소득은 자전거를 생활화함으로써 환경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전국 각 지자체들은 저마다 도시환경과 시민건강을 위해 자전거타기운동을 생활중심에 옮겨놓고 있다. 상주시는 자전거도시로서의 면모를 모범적으로 훌륭히 다듬어가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도 행자부가 주관한 전국자전거이용활성화사업종합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정작 어느 도시보다 자전거생활화가 절실한 포항은 시당국부터 통 관심조차 없는듯한 눈치다. 담당공무원은 포항의 자전거대수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있다. 자전거 수조차 모르고서 자전거전용도로는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
고작 시당국이 해놓은 것이라고는 자전거도로랍시고 좁은 인도를 쪼개놓아 사람도 자전거도 불편한‘무늬만 자전거도로’뿐이다. 포항에서 자전거타기가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을 도로여건미비와 시민의식결핍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시당국의 무관심과 창의력부족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는 無腦행정때문이다.
기존 도로는 좁은 폭때문에 자전거도로의 활성화가 여의치 않다 치더라도 신도시계획지역에서까지 여전히 인도 가운데를 자전거도로로 그어대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사람과 자전거를 뒤섞어놓고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포항시의 思考대전환이 필요하다. 다행히 경북도가 도민자전거타기 운동을 체계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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