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각종 잡부금을 거두어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청은 연수회를 연다면서 호화판으로 즐기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 ‘교육환경의 열악’을 핑계대며 학부모의 주머니를 넘겨다보면서 정작 당국자들은 적잖은 예산을 써가면서 호화판 연수회를 열고 있다.
지역의 대다수 고등학교에서 수용비, 관리비 등 갖가지 명목의 잡부금 거두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에어컨 설치비, 에어컨 사용 전기요금, 수도요금까지 공공연히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을 각 교실에 설치하면서 학생당 10만원씩을 거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명목상으로는 ‘희망자에 한함’이라고 명시하지만, 사실상은 반강제적이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이 줄줄이 먼저 내면 형편 어려운 학부모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비협조적인 학부모의 자녀들’이 어떤 상처를 받는지를 학부모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결정된 잡부금은 대체로 거두어지는 것이 상례라는 것이다.
이와같은 잡부금 거두기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데, 겨울의 난방비, 여름의 냉방비, 그리고 방학중 특기 적성교육비 등은 으레 학부모의 주머니에서 지출되는 상황이라 한다. 그것도 다른 학교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액수를 거두는 학교들도 있다고 한다.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운용과 회계관리요령’이라는 규칙이 있지만 그것은 ‘선언적 효과’뿐이다. ‘자발적 기탁’외에는 학부모에게 찬조금을 거둘 수 없게 돼 있으나, 사실상 ‘자발적 기탁’의 형식을 갖춘 ‘반강제적 돈걷기’인 것이다. 참교육을 표방하는 전교조가 왜 이런 불합리한 일을 그냥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학부모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안기면서 교육 당국자들은 많은 예산을 써가며 호화판 연수회를 가지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여름방학 금연교육 지도자 연수회’를 1일부터 특급호텔에서 1박2일로 개최했는데 총예산이 900여만원이나 들었다고 한다. 경북도내 고교 학생부장 197명,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 10명, 지역교육청 생활지도 장학사 23명이 참가했다.
일선학교 학생부장이 대거 참석한 것은 교사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위로 및 사기진작’ 차원이라 하니, 결국 연수회라는 명목으로 ‘호화 위로연’을 베푼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재정이 열악하다,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하면서 학부모에게 많은 부담을 떠넘기고, 그러면서도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놀자판을 만들어가는 이 교육계의 작태가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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