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면치못하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각급 관공서나 공공건물 등에서는 여전히‘나 편하자’고 분리수거를 외면하고 쓰레기의 불법 투기 역시 근절되지 않고 있다. 피서인파가 지나간 해수욕장과 계곡 등에는 버려진 비닐봉지나 음식물쓰레기가 악취를 풍기고 있다.
축산농가 등의 오염불감증도 그대로다. 요즘같은 우수기를 틈타 안동 서현축산단지내의 일부 부도덕한 축산농가들이 정화되지 않은 가축분뇨를 마구 방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안동시가 악취 노출을 막기위해 분뇨처리수이송관로를 지하에 매립하고부터 폐수가 이송관로를 타고 가기때문에 외부의 감시가 어렵다는 점을 노린 무단방류행위가 더 심하다는 것이다.
경산·청도지역 식당가에서도 가축 밀도축에 의한 환경오염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고 한다. 개나 염소 등을 도축하고난 부산물을 정상적인 정화처리과정없이 마구잡이로 버리고 있어 식당위생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식수원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현재 청도군이나 경산시 일대 대다수 식당에서 평일에 평균 30여마리 정도를 도축하고, 주말 등에는 40~50마리씩이나 불법도축된다고 하니 그 뒷찌꺼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불법 밀도축은 정화처리 여부를 떠나 명백한 불법이다. 이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도축업자들이 특히 문제다. 도축장에서 도축할 경우 마리당 수수료가 불과 1만원인데도 이들은 3만원씩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결국 고기값이 오를 수 밖에 없고, 그 부담을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어지럽힐뿐만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 이미지마저 흐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식당들은 정상적인 도축처리과정을 거친 가축을 판매하도록 해야 한다. 식당들로서도 고기 공급가격이 싸기 때문에 보다 저렴하게 소비자들을 맞을 수 있고, 무엇보다 도축 부산물들이 정화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
환경은 한번 쓰고 버리면 그만인‘일회용’이 아니다. 내가 버린 쓰레기, 오물이 결국 내입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재차 강조하건데 축산농가들의 경우 경영상 애로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부모형제, 후손들이 같이 살아야할 환경이라는 점에서 정화비용을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 도내 각 자치단체나 환경당국도 단속을 게을리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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