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재에서도 우리국민과 군경은 ‘남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며 자신의 생명조차 생각하지 않고 위험현장에
뛰어들어 수백명 주민의 목숨을 구했고 수십억원 상당의 시설을 구해냈다.
김천시는 이 감동적인 일들을 낱낱이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이를 책자로 펴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좋은 생각으로 우리민족의 위대함을 후대에 남길 유산이 될 것이다. 그 미담들 중에서 몇가지 사례를 뽑아본다.
김천 수도사업소 지방전기주사 김재일씨는 황금정수장에 물이 차올라 인근 황금4통 114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이 3천3백V의 고압전류에 감전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감전될 위험도 무릅쓰고 50여m 떨어진 전원차단기로 다가가 이를 내림으로써 주민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주민들은 생명의 은인이라며 “8월 31일을 우리들의 생일로 하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김재기씨는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인명을 구했을 뿐 아니라, 변전실내의 기기, 중앙감시반시설, 모터 등을 구해내 13억원 상당의 시설을 지켜내기도 했다.
김천지역 전기공사업체인 ‘대전사’ 대표 하영봉씨는 8월 31일 폭우와 강풍속을 헤치며 아포읍 원창배수장으로 달려가 펌프시설을 가동함으로써 원창, 대신들의 농경지 침수를 최소화했고, 펌프장앞 전주가 넘어지자 3천3백V의 고압전류에 감전돼 한순간 정신을 잃고 손에 화상을 입으면서 전원을 차단시켜 10억원 상당의 배수장 전기시설을 지켜냈다는 것이다.
해병대 제1사단은 김천시 지례면에서 10일간의 수해복구 지원을 마치고 귀대했다. 304명의 병력과 30여대의 각종 장비를 투입해 도로복구, 가옥· 축사 정비, 토사제거, 제방축조 등을 마쳤다. 장병들은 기관장들로부터 받은 격려금 270만원과 위로의 편지 304통을 주민들에 전했고, 주민들은 304송이의 장미꽃을 장병들에게 선물,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밖에도 감동적인 미담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수해는 가슴아프지만 이와같은 넘치는 사랑이 있으니 수재민들은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는 것이다. 김천시가 곧 발간할 水害속의 아름답고 따뜻하고 눈물겨운 인정들을 담은 책자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