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성모병원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들은 시민들의 지탄을 받을만하다. 이 병원이 과연 포항지역 유수의 종합병원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더구나 성모병원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할 가톨릭계 병원이 아닌가. 그런데도 사회의 믿음을 무색케하는 행위들이 병원측에 의해서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은 크게 실망스럽다.
최근 성모병원측은 자신들의 부지에 인접해 있는 남부성신약국 전면에 간판만 겨우 보일 정도로 병풍을 치듯 담장을 쳐버렸다. 자기땅 제멋대로 하는데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양심은 견지돼야 마땅하다. 이미 영업하고 있던 영세약국을 담장밖으로 분리시켜 고사시킨 것은 누가 봐도 올바른 행위는 아니다.
성모병원측이 자행하고 있는 행위는 세가지 측면의 근본적 오류가 있다. 우선 비가톨릭적이다. 가톨릭재단이 운영하는 병원 답지 않게 처신하고 있다. 지금껏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한마디로 저잣거리의 저급한 상행위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그간 쌓아올린 가톨릭의 명예를 더럽혀서는 안된다. 도대체 무엇이 사회정의이고 사랑인가. 인술의 근본이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 아닌가. 그렇다면 그 속에는 이미 세속적 편견도 미움도 있어서는 안되는 게 아닌가.
막무가내로 쌓아올린 담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부지 경계선에 담장을 치는 이유가 집중호우시 토사유출 등으로 인한 남부성신약국의 매몰위험때문이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특정약국의 영업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는 병원측의 주장도 궁색하기 짝이없다. 한 약국은 입간판은 물론 현수막까지 버젓이 걸게하고 한 약국은 간판 한줄 걸수 없게 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항간에는 병원측이 특정약국은 봐주고 특정약국은 죽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처방전이 특정약국에 몰리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병원측 행동은 시민서비스정신도 결여돼 있다. 그나마 있던 약국마저 자리를 뜨게하면 애꿎은 시민들만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약을 타기 위해 몇시간이고 기다리게 하는 것은 환자를 괴롭히는 일이다.
성모병원은 대승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질질 끌수록 병원 이미지는 심각히 손상될 것이고 신성한 종교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 무기력한 남구보건소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없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보건복지부는 즉각 성모병원측의 담합 및 불공정거래행위 의혹에 대해 정밀감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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