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기존의 마약반을 마약계로 확대개편하는 등 마약전담조직도 대폭 손질했다. 종래의 안이한 대응방식으로는 확산일로에 있는 마약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는 점에서 경찰의 이번‘백색전쟁’선포는 지극히 당연하다.
마약은 인류 최대의 적이다. 무엇보다 마약은 인간정신을 황폐화시킨다. 마약에 일단 중독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종국에는 가정파탄을 초래하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마약이 정작 위험스런 존재인 것은 항상 윤락과 범죄를 동반한다는 점 때문이다. 한 인간의 파괴에서 그치지 않고 그가 속한 사회나 국가가 마약의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마약중독자들은 마약이 주는 쾌락에 탐닉하다보니 마약이 없으면 견디지 못한다. 정신적 공황과 함께 육체적 고통이 극심하다보니 마약을 손에 넣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마약이 우리 사회로부터 반드시 퇴치돼야 하는 이유다. 불행하게도 이런 위험천만한 마약이 우리 사회에도 깊숙히 들어와 있다. 이제 마약문제는 특정 계층과 일부만의 것이 아니다. 지역적 한계나 차별도 없어진 지 오래고, 농촌, 도시, 연예인, 가정주부, 학생 할 것없이 모두가 마약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계화에 따라 국가간의 교류가 빈번해지다보니 언제든지 마약류가 국내로 반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지역 역시 경찰이 전쟁을 선포할 만큼 심각한 상태다. 마약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은 경북경찰청 통계자료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데,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모두 178명의 마약류사범을 검거해 116명을 구속하고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2%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안이한 자세로 방심해서는 큰일나겠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민들 각자가 이웃의 마약범죄는 곧바로 자신의 불행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약소지에 대한 의심이 가면 즉각 경찰에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찰도 이왕 시작한‘마약과의 전쟁’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국경이 없는 시대인 만큼 마약은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우리 사회를 위협할 것이다. 마약공급의 루트를 신속히 찾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경찰의 기동성 있는 과학적 수사력이 가장 중요한 마약퇴치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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