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보나 시정홍보지가 제대로의 기능을 다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 자치단체마다 시정홍보용 출판물이 제작, 배포되고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배달되고 있는지, 제대로 읽혀지고 있는지 중간점검도 없는 채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 홍보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어지는 것이고, 담당공무원이 따로 있는 경우에는 행정력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그런데 이런 출판물들이 시민들의 손에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고 잘 읽혀지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막대한 시민예산 낭비와 행정력 낭비만 불러올뿐이다.
지금 정부에서는 대단한 분량의 책자를 발간하고 있다. 무슨 위원회 같은 기구가 생기면 반드시 기관지가 발간된다. 정부기구들도 각종 간행물을 내고 있고, 이것을 각계각층에 우송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정부나 정부 산하기구나 각종 위원회에서 발간되는 출판물들에 대해 국민들이 별 흥미를 갖지 못한다는 점이다. 봉투도 뜯지 않고 그대로 쓸레기통에 들어가는 간행물이 많을 것이다. 아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막대한 국민예산이 쓸모 없이 낭비되고, 용지 제조용 목재 수입에 적지 않은 외화가 새나간다.
이런 정부홍보지는 대체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선전에 이용된다. 정치 행정이 신뢰성을 잃을 수록 홍보지는 더 기승을 부리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더 냉담할 뿐이다. 결국 예산낭비로 귀결된다.
자치단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구미시는 8천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반상회보 6만부를 제작하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반상회가 있을때 각 읍 면 동 통장을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반상회에 참석하는 인원도 적고, 배포가 된다해도 대부분 읽혀지지도 않은 채 버려진다는 것이다.
쓸레기로 변하는 이유는 반상회보의 내용에 볼만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린 내용은 이미 지역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고, 자치단체의 일방적인 선전일색이며, 단체장 등 고위간부들의 동정이나 업적 홍보로 채워져 있으니 그런 내용에 흥미를 가질 리가 없다.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여 이런 홍보지를 제작할 이유가 없다. 제작하더라도 물량을 대폭 줄여 관공서들에 비치해두고 필요한 시민만 가져가게 하는 것이 좋다. 공신력 있는 연구소의 설문조사를 통해 홍보지가 얼마나 읽히는지 알아보고 출간정지 혹은 축소출판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자치행정이 제대로 되려면 예산 및 행정낭비요소를 철저히 가려내 알뜰살림을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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