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어느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워크숍 강사가 조교로 하여금 두팔로 두꺼운 나무판자를 들고 꼼짝 말고 서 있으라고 했다. 그런 후 정신을 집중하더니 느닷없이 맨손으로 나무판자를 격파해 버리는 것이었다. 곧 바로 그는 우리에게 짝을 지어 차례대로 나무판자를 격파하게 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이에 우리가 실망하자 워크숍 강사는 ‘표적 뒤의 표적’이라는 개념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온 힘과 에너지를 판자에만 집중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는 판자보다 15센티 뒤에 있는 상상속의 표적을 가격함으로써 그 여세로 나무판자를 쉽게 격파했던 것이다. 새로이 배운 지식으로 무장한 우리는 나무판자 격파를 다시 시도했다. 우리는 판자 뒤의 표적을 노림으로써 모두 고단수가 된 것처럼 여러 개의 판자를 차례로 격파했다.

‘판자격파’ 소중한 교훈 얻어
판자격파에서 얻은 교훈을 현실에 적용해 보자. 일반적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아니면 어떤 조직이든 간에 존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목표가 필요하다. 이때의 목표가 바로 나무판자가 될 것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목표 뒤의 목표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나무판자 뒤의 가상의 표적개념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돈을 많이 벌겠다고 하면 그것은 1차적 목표개념이고 그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바로 ‘목표 뒤의 목표’개념이다. 따라서 목표 뒤의 목표가 분명하고 지속성을 가질 때 그것이 사명감으로 뿌리 내리게 되고 그로 인해 그 목표와 그리고 목표 뒤의 목표가 달성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위를 돌아보면 열심히 노력하여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보면 최고를 지키는 일이 최고에 오르는 일보다 더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최고를 지켜 나가는 요인은 열정인데 이 열정에 불을 붙이는 원료가 바로 목표 뒤의 목표이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가 젊은 시절 일찍 운명한 것은 그가 최고를 이뤘지만 최고를 이어가는데 필요한 목표 뒤의 목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목표 뒤의 목표가 분명해야
비교적 열심히 살아 왔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만하면 됐지’하고 1차목표 완수에 안주하고 만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자평하면서 살아간다.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도전하는데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목표와 그리고 목표 뒤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또 다시 ‘목표 뒤의 목표 뒤의 목표’를 설정해감으로써 사람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흔히 ‘기업수명주기 30년설’이라고 해서 기업수명이 보통 30년을 넘지 못한다는 주장인데 유수한 세계기업들은 1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하나 같이 목표가 분명하며 목표 뒤의 목표가 선명하다. 이것이 이들을 최고로 만들었고 또한 최고를 지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GE를 비롯해 3M, 스타벅스, 존슨앤존슨 등 그 성공사례는 수없이 많다.
20년 이상의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된 ‘성공하는 조직은 원칙을 중시한다’라는 책에서 에릭 알렌바우는 ‘리더와 간부들이 자신들의 존재방식과 행동방식을 목표와 그리고 목표 뒤의 목표개념을 같이 설정 할 때 그들의 잠재력이 극대화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목표 뒤의 목표가 도전적이고 감동적일수록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최근 세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이라크전쟁도 마찬가지 이치다. 전쟁을 치르는 목적이 무엇이며 나아가 전쟁을 통한 목적 뒤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사람들이 반전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목적 뒤의 목적, 혹은 목표 뒤의 목표개념이 명쾌하지 않으면 그 명분이나 설득을 얻지 못할 것이고 그 어떠한 열정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최 병 태 - 대구산업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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